`골프 황제의 아버지` 얼 우즈 타계

  • 등록 2006-05-04 오전 8:40:40

    수정 2006-05-04 오전 8:57:19

[이데일리 국제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가 3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레스에서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타이거 우즈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내 아버지는 내게 가장 좋은 친구였으며, 가장 훌륭한 롤 모델이었다. 나는 그를 깊이 그리워 할 것"이라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타이거 우즈는 또 "나는 아버지가 자신의 삶에서 이룩한 위대한 일들을 생각하면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는 놀라운 아버지이자, 코치이자, 멘토이자, 군인이자, 남편이자 친구였다. 그가 없었으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가 보여준 나눔과 사랑의 교훈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986년에 심장 수술을 받기도 했던 얼 우즈는 1998년 전립선 암을 선고 받은 뒤 방사선 치료로 이를 극복했다. 하지만 2004년 암이 재발돼 전신으로 펴져 나갔고 결국 2년 가까운 투병끝에 세상을 떠나게 됐다.

아들의 대회를 가까이서 지켜보던 얼 우즈는 지난달에는 병세가 너무 악화되는 바람에 처음으로 아들이 참가한 마스터스 대회의 참관을 포기했다.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지켜본 아들의 시합은 2004년 12월의 타겟 월드 챌린지였다.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는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상금 125만 달러를 타이거 우즈 재단에 기부했다. 타이거 우즈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타이거 우즈 재단과 타이거 우즈 교육센터를 설립해 사회활동에 나서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이번 주에 열리는 와초비아 챔피언십에 불참하기로 했으며,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골프선수 마크 오미라와 존 쿡 역시 대회 참가를 포기하고 우즈와 함께 있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날아 왔다.

AP통신은 얼 우즈에 대해 훌륭한 골프 선수의 아버지나, 아들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 열성적인 아버지 이상의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얼 우즈 자신은 캔사스 주립대학 야구팀의 캐처로 활약하며 미국 대학야구 빅 에이트 컨퍼런스에 최초로 출전한 흑인선수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또 베트남전에 2번이나 참전한 그린베레 용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얼 우즈를 유명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아들 타이거 우즈를 최연소 캐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골프 황제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 중 한명으로 키워냈다는 사실이다.

얼 우즈는 타이거가 아주 어릴 때부터 손에 클럽을 쥐어주고 골프를 가르쳤다. 타이거는 두살때 마이크 더글러스 쇼에 출연해 니클로스 등과 함께 골프 시범을 보이도 했다.

하지만 얼 우즈는 생전에 "내 양육 목표는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었지, 훌륭한 골프 선수를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얼 우즈는 자신의 아들이 골프에 대한 사랑을 스스로 깨치도록 지도했으며, 숙제를 마치지 않으면 골프를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교육에 철저했다.

얼 우즈의 자랑인 타이거 우즈는 골프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워가며 골프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US 쥬니어 선수권 3회 연속 우승과 US 아마추어 선수권 3회 연속 우승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이미 PGA에서 48승을 따냈고, 메이저 대회 10회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또 7년동안 142회 연속으로 컷을 통과함으로써 PGT투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얼 우즈는 1932년 3월 5일 캔사스주 맨해튼에서 6번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13세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 특수부대 장교로 월남전에 2번 참전한 얼 우즈는 두번째 참전 중 태국에서 쿨티다 푼사와드를 만다 1969년 결혼했다. 얼은 베트남전 당시 전우였던 베트남 장교 응옌 퐁에게 용감한 `타이거`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타이거 퐁`의 이름을 따서 나중에 아들 이름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1975년 12월 30일 태어난 아들에게 엘드릭 타이거 우즈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얼 우즈는 평소 자기 아들을 베이비 시터에게 맡긴 일이 없다고 자랑을 할 정도로 아들의 교육에 열성을 기울였지만, 결국에는 아들이 스스로 독립해 자기 길을 가도록 배려했다.

"나는 아들의 일에서 한번에 하나씩 손을 뗐고, 어느날 보니 그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하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서서 그걸 지켜봤다. 그가 내게서 떠날 수 있게 준비해주는 것이 내 일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얼 우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얼 우즈는 이제 홀로 선 아들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타이거 우즈 외에 이전의 결혼에서 얻은 3명의 자녀를 남겼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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