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탄핵 반대 앞장 선 與중진들…당 수습엔 '침묵'

계엄·탄핵으로 당 최대 위기에도 비대위 두고 입단속
원대도 정한 '중진의힘'…책임자 구하니 '침묵의 힘'
여전히 '여당' 이라는 권성동…국민 공감할까 의문
  • 등록 2024-12-24 오전 6:17:01

    수정 2024-12-24 오전 6:17:01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이 2020년 재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났고, 당 중심을 잡아야 할 중진 의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장 논의는 일주일 넘도록 제자리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여당 중진 의원들의 입장은 비교적 명료하다. ‘비상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에 따른 정치적 타격은 피해야한다’는 것이다. 탄핵을 찬성했던 다수 여론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야당에 끌려가다 보면 당이 사분오열될 것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진들이 당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다른 의원들과 논의 없이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을 원내대표로 내정한 것도 이들이다. 실제 권 대행은 원내대표에 무난하게 당선됐다. 중진이 나서면 ‘안될 게 없다’라는 위력을 과시했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아닌 중진의힘’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자기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마저 있다.

문제는 당의 중심을 잡아줄 비대위원장 자리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는 점이다. ‘누가 할 수도 있다’라는 하마평만 무성할 뿐 앞에 나서는 중진이 없다. 비대위원장은 ‘독이 든 성배’라는 얘기마저 돈다. 탄핵 정국 속에 거대 야당과 싸우는 일을 피하고 싶은 것 아닐까.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다 결국 권 권한대행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는 ‘원톱체제’가 다시 언급됐다. 또다시 제자리다.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인물도, 확실한 해법도 없는 상황에서 야당의 압박은 강해지고 있다.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여당 중진 의원들은 ‘내란 동조범’으로까지 몰리고 있다.

시간만 흐를 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권 대행은 “국민의힘이 여당”이라고 말하고 있다. 야당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어지러운 당 상황에 더해 민생 경제까지 침체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국민의힘을 여당으로 봐줄 수 있을까 . 다선 의원들부터 자기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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