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은 대표 레퍼토리 ‘묵향’의 10주년 기념 공연을 오는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 국립무용단 ‘묵향’ 포스터.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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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은 2013년 초연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 흥행을 이어온 작품이다. 지난 10년간 10개국에서 43회 공연하며 꾸준히 완성도를 쌓아왔다. 국내 공연은 4년 만이다.
‘묵향’은 정갈한 선비정신을 사군자를 상징하는 매·난·국·죽에 담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낸다.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고(故) 최현의 ‘군자무’에서 영감받아 안무했다. 간결한 양식미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정구호 연출이 세련된 무대미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국춤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제시한 ‘묵향’은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초연 6개월 만에 재공연했다. 이듬해 세계 무대까지 진출하는 등 단숨에 국립무용단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무용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0년간 장기공연을 이어왔다. 일본·홍콩·프랑스·덴마크·헝가리·세르비아 등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공연하며 전통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캐나다(국립예술센터)·미국(존 에프 케네디센터)을 찾아 북미 관객과 평단의 환호 속에 한국무용 한류에 앞장섰다.
윤성주 안무가는 “작품의 핵심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길고 짧은 호흡, 치맛자락 아래로 언뜻 스치듯 보이는 내밀한 버선발의 움직임이다”라며 “디테일한 움직임의 자취에서 한국춤 고유의 색과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소개했다. 정구호 연출은 “한국춤의 뿌리와 핵심을 추출해 현대적으로 표현했기에, 가장 진화된 전통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12월 17일 공연 종료 후에는 10년을 함께한 제작진·출연진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12월 15일, 16일 공연에선 무용수 사인회를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