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 둔화에 안도…소비 감소는 주시[월스트리트in]

뉴욕증시 소폭 상승 마감…다우 0.47%↑
소비 줄고 PPI도 깜짝 하락…연착륙 기대감↑
전날 급락한 국채금리는 반등…“변동성 이어질 것”
美원유재고 증가에 국제유가 하락…WTI 76.66달러
  • 등록 2023-11-16 오전 6:52:22

    수정 2023-11-16 오전 6:52:2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 마감했다.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소식에 급등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소매판매 역성장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 등 데이터가 나오면서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골디락스 데이터 소화한 뉴욕증시

1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CNBC 등에 따르면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7% 상승한 3만4991.2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보합수준인 0.16% 오른 4502.88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07% 오른 1만4103.84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전날 CPI에 이어 소매판매, PPI 데이터를 소화하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향후 정책을 전망했다.

도매가격인 10월 PPI는 0.5% 깜짝 하락하며 2020년 4월 이후 월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CPI에 이어 PPI 역시 인플레 둔화세를 이어나간 것이다. 다만 소매판매는 역성장했다. 뜨거운 소비가 약해진다는 신호는 물가 상승 압박을 낮췄지만, 한편으로는 경기침체 돌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지수 반등이 크지 않았던 이유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시장 전략책임자인 데이비드 러셀은 “오늘 더 많은 골디락스 관련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물가상승률은 둔화됐고, 수요는 줄었다. 연착륙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美소비 줄고 생산자물가도 하락…연착륙 시나리오 현실로

구체적으로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7050억달러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미국 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던 소비가 식어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월가 추정치(-0.3%)보다는 감소폭이 적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5% 늘었다.

소매판매가 역성장한 것은 가격하락에 따라 휘발유 판매가 줄고, 자동차대리점, 백화점, 가구점 판매액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음식점과 술집, 식료품점, 온라인 매출은 소폭 늘었다.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4월(0.4%), 5월(0.7%), 6월(0.2%), 7월(0.6%), 8월(0.8%), 9월(0.9%) 등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왔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으로,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소매판매는 소비의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에도 소비가 탄탄하자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기준 4.9%에 달하기도 했다.

10월 소매판매 감소는 미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대출 비용으로 압박을 받고 신용카드 부채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잠재적으로 경기둔화가 올 수 있다는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장기간 고금리 정책으로 모기지,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등에서 차입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서서히 닫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셔널와이드 뮤추얼 인슈어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캐시 보스트얀치는 “여름 이후 소비지출이 감소함에 따라 연준이 오랜 기간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위안을 얻게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PPI 깜짝 하락…“최악의 인플레는 지났다”

여기에 PPI도 깜짝 하락하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 시기가 지났다는 징후를 보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0.1% 상승할 것으로 봤지만, 이보다 훨씬 하락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7월(0.6%), 8월(0.8%), 9월(0.4%) 등 최근 몇달간 높은 상승세를 이어오다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5월(-0.3%) 이후 5개월 만에 하락이고, 지난 2020년 4월(-1.2%)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하락폭이다.

생산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서다. 휘발유가격이 15.3%하락하며 에너지물가지수는 6.5% 하락했다. 생산자물가하락의 80% 이상은 휘발유 가격 하락이 기여했다.

국채금리는 반등…“변동성 이어질 것”

다만 전날 급락했던 국채금리는 반등했다. 오후 4시40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539%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7.9bp 오른 4.7%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되는 2년물 국채금리도 9.9bp 오른 4.916%를 나타내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로렌스 길럼은 “물가가 둔화했다는 소식에 일단 시장은 박수를 친 후 다음 데이터를 걱정하고 있다”며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국채시장이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개별주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17.75% 급등했다. 전날 타깃의 3분기 주당순이익은 2.10달러로 전문가 전망치(1.48달러)를 훨씬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10일간 랠리를 마치고 1.55% 하락했다. 테슬라는 2.29% 오르며 3일간 상승 랠리 끝에 240달러선을 회복했다.

美원유재고 증가에 국제유가 하락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1.60달러(2.04%) 하락한 배럴당 7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가장 큰폭의 하락이다. 브렌트유 선물도 1.29달러(1.6%) 하락한 배럴당 81.1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지난 10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360만 배럴 증가한 4억394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8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돈 수치다.

달러는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40분 기준 6개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르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34% 오른 104.40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은 전 거래일 대비 0.67% 오른 151.39엔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42%, 프랑스 CAC 40 지수는 0.33%, 독일 DAX 지수는 0.86% 상승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0.62% 오른 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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