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31일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를 기다리며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잭슨홀 이후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 만큼 외국인 증시 투자금 유입이 많아진다면 환율 하락을 지지할 수 있다. 월말 네고 물량(달러 매도)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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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21.9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3.4원) 대비 0.6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는 잭슨홀 이후 발표되는 물가와 고용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31일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로, 이번 잭슨홀에서도 PCE 물가지수를 밀접하게 확인하고 정책결정을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PCE 물가는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월보다 3.3%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 3.0% 상승에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근원 PCE가격지수가 전달보다 4.2% 올라 전달(4.1%) 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예상 범위 수준으로 나온다면 연준 긴축 장기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달러인덱스는 28일(현지시간) 오후 7시 기준 103.94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잭슨홀 연설 전후로 104를 유지했으나 발표를 소화한 후 103선으로 내려왔다. 달러 약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29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중 중국의 경제 부양책 발표와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등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중국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이 31일 약 39억위안 규모의 채권 상환 기한 연장에 대한 채권자 투표가 예정돼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앞두고도 위안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수 있다. 비구안위안은 9월 2일 만기될 채권을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채권자에게 제안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의 매매 흐름도 관심이다. 전날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중립적 잭슨홀 연설과 국채금리 하락에 일제히 상승했다.
또 월말이 다가오면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환율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1320원대로 환율이 낮아진 만큼 저가매수가 유입될 수도 있다. 전날에도 결제와 네고가 함께 나오면서 수급적으로 맞물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