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침체 뚫고 성장 이어간 장비 3사, 비결은

주성엔지니어링 매출 19%↑ 1052억, 이익률 30%
신성이엔지·아바코 등은 흑자 전환해 수익성 개선
반도체 장비 이어 이차전지·태양광 등 확장 일궈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혹한기, 신사업 강화해야"
  • 등록 2022-11-16 오전 8:00:00

    수정 2022-11-16 오전 8:00:00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올해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 29% 늘어난 1052억원, 306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했다. 올 하반기 들어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경기가 다운사이클(불황)에 진입한 것을 감안할 때 주성엔지니어링 실적은 크게 선방했다는 평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장비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비 실적이 더해지면서 올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 필요한 물질을 입히는 원자층증착장비(ALD) 기술을 디스플레이 플라스마 화학증착장비(PE CVD)로 적용을 확대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반도체 장비와 함께 OLED 장비에서 고르게 실적이 나왔다”며 “향후 태양광 장비에서도 매출을 더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실적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들어 국내외 경기침체와 함께 반도체 경기 역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장비기업들 실적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성엔지니어링, 신성이엔지(011930) 등 일부 장비기업들이 호실적을 이어가 관심이 쏠린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 장비에 국한된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이차전지(배터리) 등 분야로 확장,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가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1% 늘어난 1556억원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 78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신성이엔지는 과거 반도체 클린룸(청정공간)에 적용하던 장비 기술을 디스플레이 클린룸, 이차전지 드라이룸 장비 등에 확대 적용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태양광 모듈, 태양광발전소 시공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 더해졌다. 올해 3분기 재생에너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한 98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광 등 모든 사업에서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실적 역시 안정적으로 성장한다”며 “현재 수주잔고가 3123억원에 달해 오는 4분기뿐 아니라 내년까지 실적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바코(083930)는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이차전지 장비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다. 아바코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2% 늘어난 56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7% 늘어난 80억원이었다. 특히 32억원 손실에 머물렀던 직전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아바코는 디스플레이 글라스(기판) 위에 금속막을 입히는 박막장비(스퍼터)를 비롯해 물류장비, 모듈장비 등에 주력해왔다. 이어 2020년 전지사업부를 신설한 뒤 물류장비 등을 이차전지 분야로 확대하는 한편, 롤프레스 등 새로운 이차전지 장비 사업을 추진했다. 아바코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이차전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다른 장비 분야로 영역을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모건스탠리 등 국내외 증권·금융사들이 반도체 경기가 내년 하반기쯤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한다. 이는 반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장비 위주로 사업하는 업체들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차전지, 태양광 등 최근 ESG 트렌드와 함께 투자가 이어지는 분야에 진출하거나, 관련 사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전경 (제공=주성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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