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흥행 앞세운 경선, 대통령직 엄중함 가릴 수 있어"

국힘에 쓴소리 날린 김병준
"대선 경선, 흥행 앞세우면 안돼…엄정한 직무 생각해야"
文정부 겨냥 "지금처럼 진영논리 따라가며 보여주기 위한 쇼 없어야" 강조하기도
  • 등록 2021-08-23 오전 8:30:24

    수정 2021-08-23 오전 8:30:24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흥행을 앞세운 경선이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가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힘에 비판을 쏟아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의 반역이 눈앞에 그려졌다. 설마 그럴 리가. 지금도 내가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는 이기기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이겨서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승자의 저주’, 즉 대통령마다 잘못되고 나라도 혼란스러워지는 이 불행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직은 결정을 하는 자리로 인생을 통해 쌓아 온 결단력, 자신의 목숨은 물론 주변사람들의 운명까지 거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들은 중요한 결정 앞에서 그 결과와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두려워 몸은 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대통령처럼 진영논리를 따라가며 보여주기 위한 ‘쇼’나 하고, 돈이나 뿌려대며 하루하루 생존해 나간다면 이게 바로 반역”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 같은 세상, 대선은 이런 반역 행위를 할 소지가 크고 작은 사람을 가리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여야 경선도 그렇다. 발표회건 토론회건 또 다른 무엇이건 이를 가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리얼리티 쇼’ 개념이 들어오고 ‘택시 면접’인가 뭔가가 시도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실이든 아니든 그런 이야기가 도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 대 맞은 기분”이라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타운홀 미팅, 압박 면접, 뮤직비디오 촬영, 예능 프로그램 촬영 등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됐다. 이준석 당 대표도 대선 후보 간 2:2 토론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건 결정을 해나가야 하는 그 나름의 엄중한 직무가 있다. 그 후보도 마땅히 그 직의 엄중함을 반영한 과정을 통해서 선발되어야 한다”며 “대통령직과 대통령 후보를 희화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후보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제대로 설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에도 이 대표를 향해 경선에 많은 관여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당 대선주자들에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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