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①수도권에서 서울 도심까지 20분..UAM이 뜬다

4~6명 탈 수 있는 비행기체 타고 시속 200km로 이동
수직이착륙 가능, 친환경연료 사용..도심교통에 적합
다수의 소형로터 사용으로 안전성 우려 덜어
교통관리·터미널 등 인프라구축 필요..정부 로드맵 가동
  • 등록 2020-10-13 오전 6:00:00

    수정 2020-10-13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교통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이동시간 증가가 큰 불편입니다. 또 환경오염과 교통사고 증가 등도 동반됩니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많은 국가의 정부들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봐도 전철 노선을 곳곳에 만들고 버스전용 차선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기동력 분산 수직이착률기 개발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UAM(도심항공교통, Urban Air Mobility)입니다. 지상이나 지하로만 이뤄져 있는 이동공간을 공중으로 확장시킨 것입니다.

UAM은 비행기체와 운항, 서비스를 총칭하는 명칭입니다. 이중 비행기체의 경우 보통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 카)를 생각하기 쉬운데 지금 개발되는 있는 기체는 eVTOL(electric Vertical Take Off&Landing)이라고 불리는 전기동력 분산 수직이착륙기입니다. 쉽게 말해 드론을 타고 다니는 것입니다.

eVTOL은 기존 비행기처럼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가 필요 없고 헬리콥터에 비해 소음이 작으며 배출가스가 없어 도심형 친환경 항공 교통수단으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헬리콥터의 경우 큰 메인 로터가 돌아가며 큰 소음과 강한 바람을 일으키지만 커다란 드론 같은 모양의 eVTOL는 작은 로터 여러 개를 쓰고 로터의 회전 속도도 빠르지 않아 소음이나 바람이 없습니다. 또 전기나 수소 등 친환경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덜 수 있습니다.

당장 개발되는 UAM은 4~6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조종사가 조종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그러하듯 자율비행 기술이 발달하면 무인 UAM도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UAM을 생각할 때 편리함과 함께 동시에 등장하는 것이 안전성입니다. 자동차도 수시로 사고가 나긴 하지만 사람이 4~6명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큰 비행기체가 떨어진다고 하면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첨단 기술로 UAM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안전비결은 소형로터를 여러 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로터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나머지 로터로 기체를 제어할 수 있어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비행기체 자체에 낙하산을 장착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와 있습니다. UAM의 비행기체는 비행기나 헬리콥터에 비해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비행체이기 때문에 바람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데 지금 개발되는 비행기체가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갖고 있어 일반적인 상황의 바람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전언입니다. 또 비나 눈 등 기상상황에 대해서도 자율비행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을 적용하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바람이 매우 거세거나 폭우, 폭설 등 악조건 속에서는 기존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첨단·무인 항공교통관리 체계 필요

UAM이 상용화되면 외곽지역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됩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비행기체들이 시속 200~240km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km를 약 20분에 갈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의 출퇴근 시간이 매우 단축되는 것입니다. 또 차량 운행도 줄어들 수 있어 교통혼잡도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차량 인프라도 만들어졌던 주차장 등의 시설이 줄어들면 도심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UAM 개발자들은 UAM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사람들이 삶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UAM 상용화되기 위해선 비행기체 개발뿐 아니라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우선 첨단기술 기반 항공교통관리 시스템 확립이 필수적입니다. 기존 비행기의 경우 높은 고도에서 많지 않은 숫자가 다니는 반면 UAM은 저고도에서 다수의 비행체가 다니게 되기 때문에 지금의 인력중심 관제시스템으론 한계가 있고 첨단·무인기반 항공교통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국토교통부의 예측에 따르면 UAM이 상용화되면 도시당 여객운송용 비행기체만 300여대, 화물운송용 기체까지 포함할 경우 1000여대가 비행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초경량급(150kg↓) 드론을 활용한 저고도 항공교통관리 시스템이 개발 중입니다.

또 인프라 기준 마련도 주요과제입니다. 비행기체가 도심에서 운항하기 위해선 이착륙시설을 갖춘 UAM터미널이 필요합니다. 도심 내 UAM터미널은 육상교통과의 연계를 위한 환승센터와 빌딩옥상 등에 구축될 것입니다. 터미널에선 비행기체의 이착륙뿐 아니라 탑승·환승, 비행기체 충전, 정비 등의 시설이 갖춰질 것입니다. 또 역할과 기능에 따라 복합환승센터, 간이 정류소, 비상착륙패드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질 계획입니다. 이밖에 비행기체의 조종사 자격기준과 MRO(유지·보수·운영)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 UAM 기체 개발 위한 7개 기술·10대 품목 선정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에서는 지난 5월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UAM은 기체 제작뿐 아니라 MRO, 운항·관제 인프라, 서비스 및 보험 등 다양한 분야가 연관된 산업이어서 미래에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2022~2024년까지 비행실증, 2025년 상용화 시작,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2030년에는 10개, 2035년에는 100개 노선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형 운항기준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실증사업을 2024년까지 추진합니다. 운항기준은 UAM 운항에 필요한 공역(고도), 운항대수, 회귀 간격, 환승방식 등을 관리하는 체계입니다. 또 비행기체는 미국·유럽 등의 인증체계를 벤치마킹해 세부 인증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UAM의 교통관리는 한국형 드론교통관리체계인 K드론시스템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구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특히 비행기체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도 지원합니다. 1인승 시제기 개발을 2023년까지 완료하고 중장거리(100~400km) 기체와 2~8인승 기체개발도 추진됩니다. UAM 개발을 위한 △수직이착륙△장거리 비행 △분산전기추진 △모터구동·하이브리드 △자율비행 △센서 △소음·진동 등 7대 핵심기술과 이 기술을 위한 10대 핵심품목도 선정했습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꿈꾸던 하늘을 날아 이동하는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산업계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10년 정도 후면 실제 UAM 기체를 타고 출퇴근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부디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UAM이 개발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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