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부동산] 재개발 ‘뚜껑’ 투자…모르고 샀다가 큰일난다

김예림 변호사의 부동산 법률 상식
싸게 사서 분양권 얻는 ‘무허가 건물=뚜껑’
조건 하나하나 따져야 분양권 받을 수 있어
  • 등록 2020-08-22 오전 9:10:51

    수정 2020-08-22 오전 9:10:51

※이데일리는 전문가와 함께 어려운 부동산 관련 법률을 쉽게 풀어드립니다. 알지 못하면 놓치기 쉬운, 부동산 정보들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김예림 변호사·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재개발 사업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뚜껑’에 대해 들어봤을테다. ‘뚜껑’은 흔히 재개발 구역에 있는 무허가건물을 말한다. 다른 사람 땅에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마치 ‘뚜껑’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뚜껑이 큰 인기를 크는 이유는 싸기 때문이다. 보통 재개발 구역 내의 주택은 토지와 건물의 값, 그리고 프리미엄을 더해 거래된다. 그러나 ‘뚜껑’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 땅에 건물만 지어진 것이라서 토지와 건물의 값이 거의 없다. 오직 프리미엄만으로 거래된다고 보면 된다. 즉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성북구 주택가 모습(사진=이데일리DB)
그러나 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싸게 사서 분양 자격을 얻게 될 심산으로 구매했는데, 막상 분양 자격이 없는 뚜껑이 허다하다. 원칙적으로 무허가건물의 소유자는 분양 자격이 없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만 분양 자격을 인정받을 수가 있다.

그렇다면 뚜껑에 대한 분양자격이 주어지는 경우는 언제일까.

무허가건물의 건축 시점에 따라 분양 자격이 결정된다. △2010년 7월 15일 이후에 최초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 5월 26일 이후 최초로 정비계획공람공고를 한 재개발 구역이면서 △1989년 1월 24일 이전에 지어진 주거용 무허가건물에 대해서만 그 소유자의 분양 자격을 인정한다.

이 외에 △2010년 7월 15일 이전에 최초로 기본계획을 수립했거나 △2011년 5월 25일 이전에 정비계획공람공고를 한 경우에는 ‘기존무허가건물’의 소유자만 분양 자격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1981년 12월 31일 이전에 지어진 주거용 무허가건물을 말한다.

무허가 건물을 구매할 시 확인해야할 게 또 있다. 바로 건축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무허가건물확인원’이다. 무허가건물은 등기부등본이나 건축물대장이 별도로 없다. 구청에서 무허가건물대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무허가건물의 상당수가 여기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시청에서 무허가건물이 나와 있는 항공사진을 발급받아 조합에 제출한다거나 재산세 납부 내역, 전입신고내역 등의 자료를 통해 무허가건물의 건축 시점을 밝힐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뚜껑’을 매수하려 한다면 이 과정을 거쳐야한다.

결정적으로 조합 정관도 확인해봐야한다.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조합 정관 등에서 무허가건물의 소유자에게도 분양 자격을 주기로 정한 경우에만 무허가건물 소유자도 조합원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뚜껑’ 투자는 소액으로 상당한 투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력적이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아예 조합원 입주권을 받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이 내포돼 있다.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건축 시점 등이 확인되지 않는 무허가건물이라면,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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