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다 마셔갈 즈음에 초파리가 빠져 있는 걸 발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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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들어가 찜찜하다며 초파리에게 커피 한 잔을 빼앗긴 사람들은 묻는다. 초파리는 대체 왜 커피만 보이면 스스로 찻잔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그리고 초파리가 빠졌다 나온 커피, 마셔도 괜찮을까.
초파리는 커피를 좋아해
전문가들은 초파리가 커피를 노리는 이유로 과일 향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커피가 포함하는 맛과 향은 1000가지 이상으로 알려졌다. 커피의 맛과 향은 커피나무의 유전적 특성뿐 아니라 생두에 열을 가해 볶는 로스팅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커피의 맛과 향은 꽃, 과일, 허브 등 다양한 계열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초파리가 실제 커피를 마시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김 교수는 “단순히 향에 끌려 빠져 죽는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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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가 커피는 좋아하지만 찌꺼기는 싫어한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항간에는 커피 찌꺼기로 초파리를 쫓는다는 민간요법도 있다. 커피 찌꺼기를 잘 말려 음식물 쓰레기 근처에 뿌리면 초파리를 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초파리 전문가인 고영호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교수는 “커피 찌꺼기가 초파리 퇴치제라는 소리는 금시초문이다”라면서 “커피 찌꺼기에는 초파리를 유인할 수 있는 향들이 다 빠지고 수분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역시 “초파리 퇴치제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말린 커피에는 별 영양분이 없어서 초파리가 굳이 안 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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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속 초파리를 발견하면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 할까. 고 교수는 “기분이 나쁠 뿐이지 건강상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초파리는 질환을 전염시키거나 보유한다고 알려진 바가 없다”며 “초파리가 빠진 커피를 먹어도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커피에 빠져 있는 초파리까지 함께 마셔 버린다면 어떨까? 김 교수는 “초파리 한두 마리 먹어도 죽지 않는다”며 “저도 가끔 먹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