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서울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이 3년 연속 두자릿수(10.19%→14.02%→14.78%)로 뛰면서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흐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인상과 양도세 중과를 피하고자 오는 5월 말을 기한으로 급매물을 내놓은 상황에서 공시가 상승에 따른 집주인들의 매도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대출금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낮게 집을 팔 확률도 높아졌다.
| 올해 들어 코로나19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아파트 부동산에 급매물 안내가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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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시가격(안)이 나왔던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확실한 상황에서 20%가 넘게 오른 강남권 아파트 공시가로 인해 급매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서울의 아파트 시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그는 “2007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28.4% 올랐고, 그 이후 벌어진 금융위기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가중됐다”며 “서울에선 강남3구 아파트 매물들이 쏟아지며 2008년 하반기부터 매매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총선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 여지가 사라진 상황이라 공시가격이 큰 폭의 변화 없이 공시됐다”며 “최근 강남권에서 나오기 시작한 아파트 급매가 차츰 서울 전역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큰 것은 집값 상승 외에도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현실화율 높인 것이 크게 작용했다”며 “그동안 급등했던 서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올 하반기부터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