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타임 '올해의 인물'에 '진실수호 언론인들' 선정..文대통령 고배

살해된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선정
로힝야 학살 취재 로이터 기자, 필리핀 정부 비판 언론인 등 포함
  • 등록 2018-12-12 오전 5:19:23

    수정 2018-12-12 오전 8:51:17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문재인(사진) 대통령이 고배를 마셨다. 주인공은 지난 10월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비롯한 언론인들한테 돌아갔다.

타임은 11일(현지시간) NBC 투데이를 통해 카슈끄지를 포함, 언론 자유와 진실을 수호하다 숨지거나 탄압받은 언론인들, 이른바 ‘수호자들과 진실에 대한 전쟁’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카슈끄지와 함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의 인권 탄압 정책에 맞서 탄압받고 있는 필리핀 뉴스사이트 ‘래플러’의 대표이자 언론인인 마리아 레사, 미얀마군이 저지른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다가 체포돼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로이터통신 소속 와 론 기자와 초 소에 우 기자, 지난 6월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지역신문 ‘캐피털 가제트’ 편집국 총격사건으로 숨진 언론인 5명이 올해의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타임은 전날(10일) 문 대통령을 포함한 ‘2018년 올해의 인물 최종후보 10명’(단체 포함)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타임은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초청한 이후 북한 카운터파트와 만나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3차례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념비적인 회담을 중개했다”고 배경을 소개했었다.

집권 2년차를 보낸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3월 재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후보에 올랐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미 연방 대법관인 브렛 캐버노의 과거 성폭행 미수 의혹을 제기했던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2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총기규제를 요구하며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시위를 벌인 생존 학생들도 후보에 뽑혔다. 영화 ‘블랙 팬서’의 감독 라이언 쿠글러와 할리우드 여배우로 지난 5월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메건 마클 왕자비도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인 부모·자녀 격리 수용 정책을 상징하는 ‘격리된 가족들’도 후보에 선정됐다.

지난해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을 자행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세계를 핵전쟁의 위협으로 몰아가면서 올해의 인물 최종후보에 올랐던 김 위원장은 올해에는 아예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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