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암 유전자치료와 체질의학이 접목된 '통합치료' 중요

  • 등록 2017-11-14 오전 6:07:00

    수정 2017-11-14 오전 6:07:00

[자닮인요양병원 강동철 원장] 우리나라의 한의학은 중의학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전통의학과 구별되는 체질의학이 발전해 있어 같은 질병과 증상이라도 체질에 따라 처방을 달리하는 맞춤치료의학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의학의 암 치료 또한 환자 맞춤형 치료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도 적용되고 있다. 개인의 유전자 발현도 차이를 진단해 항암제를 선택하는 표적화학요법이 그 예라 하겠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전학과 발생생물학 등을 기초로 한 후성유전학(Epigenetics)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환자 맞춤형 치료라는 궁극적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사람의 체질은 본래 부모로부터 받은 선천적인 체질과 태어난 후 살아가면서 음식과 주위 여러 환경에 의해 변하는 후천적인 체질로 형성된다. 질병에 있어서도 선천적인 질병과 후천적인 질병으로 나누어지는데, 태아 때 체질형성이 잘 되지 못하면 태어나서 유전적인 병이 되거나 그전에 유산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질병은 후천적인 체질변화의 이상에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암도 큰 범주로 보면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생로병사의 보편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삶에 있어 특별한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누구나 천수를 누리게 되지만 평생을 살아가면서 평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태어나면서부터 체질을 잘 타고나야하며 살아가는 환경과 절제된 식생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심신수양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만 본래의 명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체질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질병에 걸리게 된다. 즉, 암이라는 질병도 한의학의 선천에 해당하는 유전학적 관점과 후천에 해당하는 후성유전학적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암을 바라보는 이러한 관점은 학계로부터 점점 주목 받고 있다. 그 결과로 국내의 천연물 연구소와 대학병원 및 제약회사에서 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치료에 많은 연구와 개발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변이된 유전자를 정상화시키는 치료제로서 천연물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암을 일으킨 유전자를 정확히 알아내고 이를 정상화 시키는 천연물을 한의학의 정수인 체질의학을 바탕으로 선별하면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형 암 치료를 실현해 낼 수 있다.

천연물을 이용한 치료는 암세포가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유전자(oncogene)의 종류와 분화도(differentiation), 발현정도를 고려해 적용시킨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암유전자의 신호전달경로를 정확히 파악해 이를 조절하는 천연물을 결정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처방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환자 개개인의 후성유전학적으로 발현된 체질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가령, 대황(大黃)에는 항암성분을 나타내는 폴리페놀이 함유돼 있는데, 대황은 대한(大寒)한 약으로서 냉한 체질의 암 환자에게는 사용을 금하고 열한 체질의 암환자에게는 사용케 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향후 암 치료의 방향은 국소적인 치료와 더불어 후성유전학과 분자생물학, 종양면역학, 한의학 등이 접목된 전인적이고 통합적 치료로 발전해 갈 것이다.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많은 암 환자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암 환자의 단순한 생명 연장뿐만 아니라 삶의 질 개선에도 치료의 중점을 두는 통합적 암 치료가 절실하다. 암 유전자 치료와 체질의학이 접목되면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지 않을 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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