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국내 1위 신문제지 업체인 전주페이퍼가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종이신문 수요 급감에 따른 매출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사업재편을 꾀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신재생 에너지사업 가속...안정적 이익창출 기대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주페이퍼의 공동 운용사(Co-Gp)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MSPE, 지분율 58%)와 신한PE(42%)는 올해를 전주페이퍼 사업재편의 원년으로 삼고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10년간 신문용지 수요 급감에 따른 매출감소가 지속된데 따른 고육책이다. 이대로라면 만성적자로 투자회수(Exit)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MSPE와 신한PE는 2008년 전주페이퍼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신문용지 급감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된 이후 그 이듬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77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문용지 시장 재편과 맞물린 전주페이퍼의 사업재편은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며 “에너지 등 사업부문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면 적당한 원매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공장 매각·보워터코리아 철수 등 긍정적
전주페이퍼의 사업재편은 사실 2년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돼 왔다. 2014년 8월 전주페이퍼는 기존 자회사인 ㈜전주에너지와 ㈜한빛그린환경과는 별도로 합작회사(관계사)인 ㈜전주파워를 설립하며 변신을 모색했다. ㈜전주파워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농협은행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51.43%로 보유하고 있으며 전주페이퍼는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전주페이퍼가 실질적인 회사의 운영주체인 셈이다.
전주페이퍼는 올초 청주공장 매각에도 성공해 200억원가량을 손에 쥐게 됐다. 청주공장은 전주페이퍼와 같은 신문용지업체인 페이퍼코리아가 인수해 쇼핑몰 등 부지개발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퍼코리아도 전주페이퍼와 마찬가지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모양새다.
올초 보워터코리아가 신문용지 사업에서 철수한 점도 전주페이퍼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문용지 제조사는 전주페이퍼, 페이퍼코리아, 대한제지, 보워터코리아 등 4개사가 영위하고 있었다.
한 신문용지 업계관계자는 “보워터코리아의 철수는 신문용지공급 감소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신문업계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전주페이퍼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