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변기에서…그녀들은 쓰고 또 썼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
타니아 슐리ㅣ288쪽ㅣ이봄
  • 등록 2016-02-24 오전 6:15:30

    수정 2016-02-24 오전 6:15:3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허공에 뛰어드는 일과 흡사한데 카페에서라면 좀 수월해진다.” 1960년대 프랑스 문단을 휩쓴 누보로망(신소설)의 대표작가 나탈리 사로트(1900∼1999)의 말이다. 혼자가 아니어도 방해 없는 공간이 필요했다던 사로트와 달리 처절한 고독을 택한 이도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는 1958년 영화 ‘태평양의 방파제’에 판권을 판 돈으로 작은 마을의 낡은 집을 샀다. 세상과 접촉을 끊은 뒤라스는 이곳에서 ‘롤 발레리 스탱의 황홀’ ‘부영사’ 등을 썼다.

독일 작가 출신인 저자는 해나 아렌트, 애거사 크리스티, 버지니아 울프, 토니 모리슨 등 여성작가 35명의 창작공간에 주목한다. 사진이나 초상화·일기·편지·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를 두루 살폈다. 집필공간에 대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에피소드를 곁들여 그들의 인생을 추적한 점이 흥미롭다.

여성작가에 집중한 이유는 뭘까. 그들의 열악한 현실 때문이란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여성작가가 글을 쓸 때 부딪히는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른 새벽 혹은 식탁이나 변기에 앉아 글을 썼을 그들의 독자가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편한 글과 더불어 화보집 만큼의 풍부한 사진이 돋보이지만 작품에 대한 소개가 적은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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