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가구나 가전제품을 손수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가 첨단과학기술에서도 가능할까. 답은 ‘예스’다. 생명공학전문가는 아니지만 미생물유전자를 이용해 원하는 생물을 만드는 ‘DIY-바이오’ 활동가가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바이오해커’라 부른다.
책은 2000년대 중반부터 주목받는 바이오해커의 활동을 기술혁신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사회적 함의를 말한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들의 활동을 문헌조사·인터뷰 등을 통해 4개의 프로젝트로 정리했다. 세계 최대의 바이오해커 교육장으로 성장한 ‘아이젬 대회’,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발광식물 프로젝트’, 생명체 제작을 시도하는 ‘3D 바이오 프린터 프로젝트’, 자신의 몸에 변형을 시도하는 ‘자가 헬스케어 프로젝트’ 등. 바이오해커들은 수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생명과학의 독점상황을 비판하며 ‘생명공학의 민주적 사용’까지 외치고 있다.
프로그래머인 패터슨은 2008년부터 퇴근 후 집에서 독성 멜라민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자인 밸러는 신약후보물질과 비슷한 약물을 자신에게 투여한 뒤 증상 호전 소식을 다른 환자들에게 전했다. 저자는 개방화 정신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상업화 가능성을 열어가느냐가 이들 활동의 지속성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