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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관측이래 가장 추웠다’, ‘이번 한파, 100여년 만의 강추위’ 등 날씨관련 기록경신 소식을 매년 접합니다. 이렇듯 여름과 겨울은 점점 길어지고 더위와 추위의 강도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는 인명 및 재산피해는 물론 지금도 눈에 띄지 않게 우리 생활 곳곳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내륙지방의 온난화 현상은 특히 우리의 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기상청 주최로 열린 ‘제9회 기후변화와 미래 포럼’ 에서 원광대 이영은 교수는 기후변화가 농산물 생산은 물론 우리의 식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교수는 “전주비빔밥 속 나물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게 될 것이다. 특히 전주비빔밥은 주재료들이 모조리 바뀌게 되는 수모를 겪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전주 10미(味)’로 간주되는 식재료인 열무, 황포묵, 애호박, 모래무지, 무, 미나리, 콩나물 등이 전주비빔밥에 들어가지만 이것들이 변할 수 있다는 것.
전주비빔밥 한 그릇에는 3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는데 ‘전주 10미(味)’는 필수재료입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전주비빔밥에는 콩나물 대신 숙주가, 미나리 대신 피망이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답니다.
한편 아열대 기후로 바뀐 제주도에서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아티초크와 오키나와의 특산물로 알려진 여주, 망고 등 열대과일을 들여와 환경적응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식품안전산업 분야가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날씨와 식품안전 간의 부정적 상관관계(negative correlation)입니다. 여기에는 식품의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미치는 날씨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포함됩니다.
세계식량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식품안전 위협요인인 병원균과 같은 미생물 증식을 초래하고, 동물의 고온 스트레스 및 곤충 매개 질병 또는 해충 증가의 원인이 돼 동물 및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폭염, 한파, 가뭄 등의 기상재해는 사료작물 및 축산물 수확량 감소를 가져옵니다.
2007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3℃ 이상 증가하면 동물 급여 사료 생산량이 25% 감소한다고 합니다. 또 해수 생태계 변화로 인한 수산물의 안전성 위협으로까지 확대됩니다. 적조현상으로 인한 패독 증가 및 기생충 등 어류 질병증가가 대표적이죠.
셋째, 식품 부문의 기후변화 적응도 유망 산업이 된다는 얘긴데요. 냉장식품 유통 시스템 및 설비 관련 산업이 각광받는 이유는 식품 가공이나 운반 과정에서 얼음이나 불결한 트럭, 온도 조절 실패 등으로 인해 음식물이 오염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위해요인으로부터 식품 변질 예방을 위해 제조·유통 과정에서 식품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식품 운송차량 및 냉장장치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이런 추세는 방충포장(식품의 제조 공정 및 유통과정과 소비 단계에서 해충 유입을 방지하는 포장) 산업 확대로도 이어질 것이고요. 해충 방지를 위한 기구, 용기, 포장 등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저장 및 유통 과정에서 해충의 침입 방지책도 개발될 것입니다.
한편 식재료 수급 불안정은 가격 폭등을 초래하기 때문에 생산 불안정에 대비하기 위한 1차 가공산업은 더욱 활성화되며, 이와 함께 식품 위생 관련 인증 사업의 미래도 밝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