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대중문화의 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60만 국군장병은 ‘핫’한 고객으로 떠올랐다. 군인을 잡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적극적이다. 나인뮤지스는 최근 ‘군인을 위한’ 신곡 발표 무대를 꾸려 군인마케팅의 전면에 나섰다. 군인이 가장 열정적인 걸그룹 음악소비자라고 판단, 부대 쇼케이스를 기획했다는 게 나인뮤지스 소속사 측의 설명이다.
나인뮤지스를 맡은 류재헌 팀장은 “음악방송을 가장 많이 보는 시청자가 바로 군인”이라며 “CD 구매도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관리대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군 복무 중인 김모 씨는 “부대 안 TV는 뉴스보다 음악프로그램에 채널 고정”이라며 “CD플레이어 소지가 가능한 부대에서는 휴가 나가서 걸그룹 CD를 사오는 친구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때문에 걸그룹 소속사들은 군 관련 행사를 챙기는 분위기다. 출연료는 일반 기업행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군인 팬 관리 차원에서 꾸준히 챙긴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나인뮤지스는 한 달에 3~4회는 군 관련 스케줄을 소화한다.
|
군이 대중문화의 주요 소재 중 하나로 활용되자 남성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징병제인 우리나라에서 군은 세대를 초월해 남성들의 공통 관심사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를 제작한 연우무대 기획팀의 이희영 씨는 “보통 뮤지컬의 남·여 관객 비율이 1:9인데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3:7 정도로 남성 관객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군인은 대중문화에서 ‘값진 자원’이 되기도 한다. 특히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엠넷은 올해 ‘슈퍼스타K5’ 예선에 군 오디션을 계획 중이다. 신형관 엠넷 국장은 “지난해 육군 첫 오디션 반응이 좋았고 재능있는 인재도 많아 새로운 군 오디션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방송된 ‘슈퍼스타K4’에서는 김정환 상병이 톱 6까지 올라 화제를 모았다. SBS ‘K팝스타’에서도 백지웅이 군인 신분으로 생방송 무대에 진출에 주목을 받았다.
이용걸 국방차관은 “연예병사가 안보에 이바지하는 바가 있다”며 “특출한 재능이 있다면 안보를 위해 사용할 기회를 주는 것도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군이 대중친화적인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관련 콘텐츠 제작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