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면한 것은 비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15일. 시승을 위해 찾은 중국 장쑤성 옌청의 기아차(000270) 합작법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 공장에서다. K2는 기아차가 전 세계에서 중국에 가장 먼저 내놓은 차종. 아직 한국에 선보일 계획은 없다니 국내에선 타볼래야 탈 수 없다. 시승은 공장 부지내 마련된 간이 주행시험장에서 진행했다. 1.4ℓ와 1.6ℓ중 1.6ℓ프리미엄 모델을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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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은 직원은 타자마자 시동이 켜진 차의 스타트 모터를 다시 돌리는 실수를 했다. 정지 상태에서 엔진 소리나 진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말 없이 재빨리 출발하는 모양새가 `연출`은 아닌 걸로 보였다.
성인 남자 3명이 타고 있었지만 오르막 구간에서 정차 후 출발이 가벼웠다. 길바닥이 비로 젖었지만 급회전 할 때도 뒷자석 쏠림현상은 크지 않았다.
이제는 직접 운전해 볼 차례. 열쇠를 넘겨받아 운전석에 올랐다. 세 개의 원으로 구성된 간결한 계기판에 눈이 편했다. 뜻모를 이니셜이 적혀 있는 복잡한 기능 조작 단추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곳에서 K2 생산라인을 관장하는 장진태 생산관리부장은 "가격 경쟁력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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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변속 기어를 `D(주행)`에 맞추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시내 주행속도인 시속 60~80㎞에서 가속이나 핸들링이 경쾌했다. 이 차는 123마력, 15.8㎏·m 토크의 감마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가속력을 보고 싶었다. 비가 오는 데다 시험주행장 안 길이도 짧고 폭도 좁은 2차로 도로지만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7000까지 막힘없이 올라가더니 속도는 금세 시속 100㎞에 가깝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11.2초로 동급중 가장 빠른 축이고, 연비는 리터당 16.2㎞라는 설명이다. 다만 시속 100㎞를 넘은 뒤엔 가속에 붙는 탄력이 좀 모자란 듯했다. 시속 150㎞ 가까이에서 속도를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2는 중국 언론에서 "소형차 같지 않은 소형차"로 불리며 출시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비싸지 않은 중소형차임에도 디자인이 시원시원하고 탑승자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패밀리카`로서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가격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예약주문이 쌓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쟁 차종으로는 혼다의 시티, 포드의 피에스타가 꼽힌다. 현대차의 중국 베스트셀링 차인 베르나도 같은 체급이다.
K2는 오는 20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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