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장면 ''가득'' 뮤지컬 보려면 검색대 통과, 왜?(VOD)

''스프링 어웨이크닝'' 입장때 소지품 검사 겉옷도 사물함 보관
"성애(性愛)장면·노출 많아 몰카 방지 위해 불가피"
  • 등록 2009-06-11 오전 11:18:00

    수정 2009-06-11 오전 11:18:00

[조선일보 제공] 이 뮤지컬을 보려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무대석(무대 위 객석 24개)에 앉는 관객은 소지품과 겉옷을 사물함에 넣어야 입장할 수 있다. 1층 관객(330명)은 가방 및 소지품 검사를 받고, 2층 관객(231명)은 공항에서처럼 검색장치를 지나야 한다. 내년 1월까지 200회 공연 모두 예외는 없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은 2000여만원을 들여 검색장비와 인력·사물함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논란이 될 만한 입장 절차다. 제작사 해븐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 등을 이용한 도둑촬영을 막고 배우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검색"이라고 밝혔다.

제목은 '사춘기'라는 뜻이다.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성적 욕구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학업·임신·낙태·자살·동성애 같은 사춘기의 고민과 방황을 도발적인 노랫말과 격렬한 춤으로 표현한다. "아, 엿 같은 인생~"으로 흐르는 〈더 비치 오브 리빙(The Bitch of Living)〉 등 삽입곡들은 고통스러운 고백이다.

▲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억눌린 청소년들의 심리,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으로 무대를 채운다. 남녀 주인공 멜키어(위)와 벤들라가 사랑을 나누는 1막의 마지막 장면./해븐 제공

2007년 토니상 작품상을 차지한 수작이지만, 제작사는 공연권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부터 고민에 빠졌다. 여주인공 벤들라의 상반신 노출, 남주인공 멜키어의 엉덩이 노출 등 농도 짙은 성애(性愛) 장면들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관람 중 몰래 촬영한 몇몇 장면이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김무열·조정석·김유영 등이 출연하는 한국 공연에서 성애 장면의 연출은 미국에서와 같다. 김유영의 계약서에는 이 부분에 대한 배우 보호를 제작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한국 공연의 관객 입장 절차는 미국·일본 공연보다 까다롭다. 미국에서는 일부 의심스러운 관객에 대해서만 가방 검사를 실시했고 일본에서는 검색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구설에 올라 관심을 끌려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는 "미국은 땅덩이가 넓고 배우가 바뀔 때마다 궁금해하는 관객들이 있어 도둑 촬영한 영상이 유통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한두 명 잡자고 전부 검색한다면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븐은 "널리 공지하고 검색 방식을 부드럽게 해서 거부감을 되도록 줄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30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02)744-4011

관객 66% "검색대 통과,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어"


공연장에 입장할 때 검색대를 통과해야 할 경우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다'(66%)는 관객이 많았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22~28일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도둑촬영을 막기 위한 검색절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18%),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심하다'(16%) 같은 부정적인 답은 34%로 나타났다.

관람문화에 집중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관객 218명이 참여했다. 음식물 섭취·반입에 대해서는 '물(생수병)만 허용해야 한다'(130명)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관람에 방해가 되니 모두 불허해야 한다'(54명), '커피·아이스크림까지도 허용해야 한다'(21명) 순이었다. 150명(69%)은 '공연장 안에서는 휴대전화 전원을 끈다'고 답했지만, '진동 모드로 놓아둔다'(46명) '무음 상태로 놓아둔다'(21명)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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