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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0명을 심층 인터뷰한 뒤 6명을 따로 만나 작업을 시작했다. 옛 사랑, 긴 가난, 회한과 허장성세가 엇갈리는 여섯 노인의 기억과 희망을 섬세한 영상으로 재현했다.
17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정씨의 《핸드메이드 메모리즈(Handmade Memories) 전》이 개막한다. 출품작 〈영과 육의 갈림길에서〉는 TV 두 대에 각기 다른 영상이 돌아가는 작품이다. 왼쪽 TV에선 아랫니가 몇 개 안 남은 할아버지가 첫사랑을 회고한다. 한평생 소주를 장복(長服)한 사람의 촉촉한 말투다.
"군에 가기 전에 하숙집 딸을 좋아했어. 그 애가 나만 밥을 듬뿍 떠줬지. 둘이 철길을 걷는데 그 애가 말했어. '오빠, 나 배신하지 마.' 근데 내가 입대하니까 자기가 배신하더라고. 섬으로 시집갔거든."
정씨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 꼽은 '올해의 작가'였다. 사진작가로선 처음이자, 역대 최연소였다. 지난 6월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그의 영상작품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를 구입했다. 이런 일은 백남준 이후 처음이다. 그는 스스로를 "포레스트 검프"라고 했다.
"검프가 무슨 거창한 야망이 있었겠어요. 달리고 싶고, 그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달렸겠지요. 그는 그냥 달리는데 사람들이 전설도 만들고 동참도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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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의 한 도시에서 한약방 집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집안 사정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서른 번쯤 이사를 다녔다고 했다. 항상 '전학생'이었던 10대의 경험은 주변을 깊게 관찰하는 습성을 키워줬는지 모른다.
미디어아트
직역하면 '매체예술'이다. 미디어아트는 신문·잡지·만화·포스터·음반·사진·영화·라디오·텔레비전·비디오·컴퓨터 등 쉽게 복제되고 널리 전파되는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이다. 초창기인 60, 70년대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컴퓨터그래픽·레이저광선·홀로그램 같은 다양한 테크놀로지까지 이용한다. 백남준(1932~2006)의 비디오아트도 미디어아트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