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터펀드… 한판으로 먹지 말고 조각으로 먹어라

부동산·원자재 등 ‘분산 투자’가 영원한 정답
  • 등록 2007-04-11 오전 8:52:04

    수정 2007-04-11 오전 8:52:04

[조선일보 제공] 의약, 부동산, 원자재, 금융, 대체에너지, 명품….

조각 케이크처럼 한 부분만 골라 먹을 수 있는 펀드가 인기다. 특정 업종에만 투자하는 일명 ‘섹터(Sector·부분) 펀드’다. 전체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니 어떤 업종은 별로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 같고, 어떤 업종은 크게 오를 것 같다. 이럴 때 섹터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전 세계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특정 업종만 따로 떼내 집중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펀드는 하나에 ‘몰빵’하기보다는 여러 개에 분산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이 권한다. 섹터별로 투자 성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잘못 골랐다간 원금 손실을 걱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딸기·초콜릿·치즈 등 다양한 조각을 모아 하나의 케이크로 만드는 것이 맛 없는 케이크를 선택할 ‘실패 확률’을 줄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부동산, 소비재 펀드 수익률 좋아

업종 선택은 펀드 수익률의 성패를 갈라 놓는다. 올해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와 원자재나 소비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해외 부동산 펀드 중에는 특히 일본 지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9일 현재 ‘삼성Japan Property재간접’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 6개월간은 무려 38%다. 이 정도면 전체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최상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지난달 일본 땅값은 1991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오르며, 투기 수요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지역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훌륭해 ‘맥쿼리IMM아시안리츠재간접’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가 넘었다. 아시아 지역 소비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국가의 성장세와 맞물려 소비 또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소비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솔로몬 아시아 퍼시픽 컨슈머주식 1’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8%였다.

◆헷갈리는 펀드는 좀 더 지켜보라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할 업종들도 눈에 띄었다. 헬스케어 펀드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했고 원자재 펀드는 같은 업종에 투자하더라도 펀드별로 큰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우리CS글로벌천연자원주식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7.8%에 이르는 반면, 대한커머디티해외재간접 펀드는 2.5%에 그쳤다.

최근 큰 화제를 모았던 명품 브랜드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3~4%대다. 대부분 출시된 지 3개월이 되지 않아 수익률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증권의 박승훈 펀드분석팀장은 “섹터 펀드는 일반 지수와는 달리 개별 업종의 차별화된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해당 업종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와 연관성 적은 펀드에 투자해야

그런데 문제는 시대에 따라 뜨는 업종과 지는 업종은 바뀐다는 것. 따라서 섹터 펀드는 철저히 ‘분산 투자’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 한 업종에 잘못 ‘올인’ 했다가 원금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특히 해외 섹터 펀드는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분산 투자용으로 제격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코스피지수와 해외 주요 섹터지수와의 상관계수 가운데 금·은(0.33), 헬스케어(0.31), 농축산(0.26) 등의 계수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1이면 두 지수가 같이 움직인다. 다시 말해 이미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외 섹터 펀드에 가입하면 위험을 나눌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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