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의 파킨슨병 관련 증상들은 크게 비운동기(전구단계)와 운동기로 구분할 수 있다. 전구단계에서는 비운동 증상이 길게는 수년 전부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것은 렘수면장애, 후각기능저하, 변비, 우울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 행동 느려지는 ‘서동증’ 파킨슨병 의심해야
렘수면장애는 꿈의 내용이 행동으로 발현되는 장애로 가벼운 중얼거림부터 사지의 과격한 움직임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파킨슨병 전구단계에서부터 진단 이후까지 어느 시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진단 전 수면문제가 발생한다는 특징 때문에 많은 일반인들의 우려도 있지만 렘수면장애를 경험하는 모든 일반인이 파킨슨병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므로, 전문가의 진료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비운동기 이후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행동이 느려지고 스스로의 의지와 무관하게 떨리거나 몸이 경직되며, 자세성 반사가 소실되어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느끼며, 보행 장애를 겪게 되기도 한다. 이 중 가장 주의해야할 증상은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인 ‘서동증’이다. 평소와 다르게 보행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전반에 걸쳐 행동이 느려졌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파킨슨병을 진단 받으면 초기에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설정하고 치료해 나가야 한다. 질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재활치료와 운동을 통해 최상의 신체 기능을 유지 및 향상시키고, 일상생활 능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수영, 걷기, 체조, 태극권, 요가, 실내 자전거, 아쿠아로빅스 등 다양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다만 질병의 진행에 따라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적절한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선택해야 한다.
◇ ◇유전적 요인 매우 적고 발병 원인 몰라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질병에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매우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력이 있는 파킨슨병에서 특정 유전자 이상이 밝혀진 사례가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물다. 단 40세 미만에 파킨슨병이 진단된 경우 유전적 요소가 많이 관여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주요 선진국에서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분야의 원인 규명과 예방, 진단, 치료, 돌봄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체계적인 연구지원이 진행중이나 아직 우리나라는 포괄적인 신경퇴행질환의 연구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유상원 교수는 국내 첫 국가주도 파킨슨병 환자의 정형화된 임상정보 및 인체자원 확보를 위한 장기 코호트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각 지역별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이번 연구로, 의료 선진국처럼 지속가능하고 균등한 신경퇴행질환 데이터 구축하고 파킨슨병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임상연구를 진행중이다.
또한 난치성 퇴행질환 극복을 위해 2020년부터 한국뇌연구원과 함께 가톨릭대학교 가톨릭뇌은행을 건립하고, 사후 뇌부검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유 교수는 “환자분의 치료 중 소견과 사후 부검 소견이 다를 수 있어, 생전과 사후 소견 차이를 밝혀 나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파킨슨병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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