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청와대 원형보존 원칙”…베르사유 구상 백지화[만났습니다]

‘취임 6개월’ 유인촌 문체부 장관 단독인터뷰③
청와대 기본 운영 방향은
공간 맞춤 고품격 공연전시 만들 것
영빈관은 대통령 행사에 계속 활용
“준비 단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
사전 예약제 검토, 관람객 편의 증대
  • 등록 2024-04-24 오전 6:31:00

    수정 2024-04-24 오전 6:34:38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6개월을 맞아 문화예술정책 구상과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유 장관은 청와대 운영과 관련, “기본적으로 원형보존이 원칙이다. 기존 건물은 변형하지 않는다”며 기본 방향 방침을 밝혔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기본적으로 보존이 원칙이다. 기존 건물은 변형하지 않는다.”

유인촌(7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밝힌 청와대 운영에 대한 청사진이다. 유인촌 장관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형보존을 원칙으로 하되, 청와대만의 고품격 매력 콘텐츠(공연·전시 등)를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운영 방향”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내달 10일이면 청와대가 대통령실의 역할을 끝내고 대중에 개방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권력의 상징’으로 불리던 청와대를 74년 만에 국민에 전면 개방했다. 당초 2022년 개방 당시 청와대를 베르사유궁전처럼 만들겠다는 초기 구상은 백지화한 것이다.

유 장관은 “청와대는 국내외로부터 계속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훼손하지 않겠다는 원형보존의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별로 걱정할 게 없다”고 호쾌하게 웃었다.

청와대 원형의 미(美)와 더불어 그에 맞는 좋은 공연과 전시 등을 구성하면, 결국 알아서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라는 게 유 장관의 판단이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전경(사진=연합뉴스).
봄(5~6월)과 가을(9~10월) 약 넉 달 동안에는 주말 위주로 클래식·전통공연·무용·발레·의장대 등 관람객을 즐겁게 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청와대 각 공간의 특색을 살린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주말 상설로 정례화하고, 성인·청소년·어린이 등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영빈관은 기존과 같이 대통령실 공식 주요 행사장으로 계속 활용된다. 그는 “영빈관은 국가가 계속 써야 한다. 외국 국빈의 영접과 만찬, 대통령 주요 공식 행사 등에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외에 춘추관, 여민관 건물 등은 그대로 보존한다. 원형은 유지한 채 실내 정비를 추진해 청와대를 찾는 관람객에게 충분한 편의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쾌적한 관람과 시설보존을 위해서는 하루 적정 수용 인원을 파악하고, 시간별 관람 인원수를 제한하는 전면 사전 예약제 방안도 논의할 생각이다. 유 장관은 “하루에 몇 명이 왔다갔다고 해서 좋아할 것도, 자랑할 일도 아니다”면서 “쾌적한 관람과 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원 제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중국 싸구려 관광객만 와서 어지럽힌다는 얘기가 안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개방 초기 일종의 컨벤션 효과로 월 관람객(2022년 5~6월)이 50만명 수준이었다. 2023년 1분기엔 월평균 12만명, 2024년 1분기 월평균 13만명이 다녀갔다. 외국인 관광객은 올 1분기 기준 3만9807명이 찾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배 증가한 수치다.

유 장관은 “청와대재단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해는 준비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올가을 정도에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섣불리 서두르지 않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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