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1금융권 은행과 실명계좌인증 제휴 희망을 놓지 않았던 고팍스, 후오비, 지닥 등마저 코인 거래만 가능한 코인마켓으로 신고하면서, 은행들과 추가로 제휴를 맺은 거래소는 ‘0(제로)’이 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과 이미 실명계좌 인증 제휴를 맺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만이 원화로 거래 가능한 거래소로 남게 됐다. 당분간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비트 외 빗썸, 코인원, 코빗 위주로 암호화폐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에도 은행들은 거래소들과의 제휴를 주저했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은행들은 일찌감치 거래소들과의 제휴를 포기했고 지방은행 1~2곳만이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들 마저도 최종 제휴까지 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업비트 외 거래소와 제휴해서 얻을 실익이 매우 적은데 반해 리스크는 크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달초 노웅래 의원실이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CoinCecko)를 인용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9월 6일 기준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은 하루 거래대금 기준으로 88.25%에 달했다. 빗썸이 7.53%, 코인원 1.55%, 코빗이 0.12%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래소와 제휴해 기술적으로 얻을 것이 있다면 은행들이 이렇게까지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의 IT기술이나 역량, 인프라 등은 은행들의 기대에 못미쳤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국이 특금법을 밀어 붙이면서 사실상 업비트 독과점 시장 구조가 됐다는 점이다. 노 의원도 “3~4개 사업자가 함께 경쟁하는 구도가 돼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