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피클은 야채를 절여서 만든 보관 음식이다. 식초에 담가서 발효 기간을 거치는데 소금에 절이는 방식도 있다. 동서양할 것 없이 유사한 방식으로 피클을 제조해왔다. 기원전 2000년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만든 것이 유례로 전해진다. 산미가 도는 소금물에 오이를 담가둔 게 시초다.
| 오이 피클(사진=클리브랜드클리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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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 음식으로 태어났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몸에도 유익하다는 사실이 퍼졌다. 여인들의 미용과 군량(軍糧)으로 쓰이기까지 했다. 당시에는 몸으로 피클의 효능을 익혀나간 것인데, 실제로 근래에 들어 피클의 영양성분을 따져보니 과거 인류의 믿음이 그릇된 것은 아니었다.
피클 자체보다 피클을 만들어낸 액체가 영양의 보고이다. 산미가 들어간 식초가 원조이다. 이 액체는 야채를 자연 발효하는 과정에서 프로바이오닉스를 풍부하게 생성한다. 김치나 요구르트에 있는 성분과 비슷하다. 장을 편안하게 다스려 소화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길러준다. 불안감과 우울함을 없애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전해질도 풍부해서 수분 보충을 돕는다. 운동하고 땀을 흘리고 나서 섭취해볼 만하다. 같은 맥락에서 음주 후에 숙취 해소용으로 피클 주스를 찾는 이들도 많다. 숙취 증상 하나가 탈수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초가 혈당 감소에 효과를 보이는 것은 식품을 건강 음료로 꼽는 배경이다. 혈당이 내려가면 식욕을 감퇴시켜 장기적으로는 체중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과체중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실제로 식초는 자체로서 인체에 유익한 식품이다. 고인이 된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은 생전 자신의 건강 비결로 ‘하루에 세 번 식초를 마신 것’을 꼽기도 했다. 실제로 식초에는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 성분이 포함돼 있다. 피클 주스의 산미를 이용해 칵테일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즐기는 방법이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피클 주스를 고를 때는 저온살균 처리된 제품인지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다. 저온살균 과정에서 식초에 포함된 프로바이오닉스 등 유익한 균이 사라져서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