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회군은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에 서울 지역 30개 대학 학생 10여만명이 모여 전두환 신군부에 계엄령 해제와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군 투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자진 해산한 사건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공개된 광주M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지속된 학생 시위에 대해 “결국은 군이 투입되는 빌미를 만들어 줬다. 결정적인 시기에 퇴각 결정을 내린 것 때문에 광주 시민들이 정말 외롭게 계엄군하고 맞서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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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희대 복학생 대표였던 자신은 해산에 반대했다면서도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고 저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 바깥에 있던 당시 민주화운동 세력들 모두가 광주에 대한 어떤 부채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학생 신분으로 시위에 가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 의원 역시 “광주의 비극은 서울역 회군에서 시작됐다”며 당시 학생들의 자진 해산 결정이 역사적 ‘실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의 경우 외국 대사관이 주재하고 국내 및 해외 언론을 모두 차단하기도 어려워 군부가 쉽게 유혈 진압을 하기 어려웠으리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 전두환 신군부가 이후 장기집권한 결과를 감안하면 이때 농성의 강도를 유지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신군부가 광주에서 자행한 학살을 감안하면 수도에서의 유혈 사태 역시 피하기 어려웠으리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 광주 학살 역시 얼마 가지 않아 음성적인 형태로 전국에 소문이 퍼졌고, 당시 신군부는 민주주의 저해에 대한 국제 여론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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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까지 받으며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지만 후일 보수정당에 몸을 담게 된 심재철 미래통합당 의원은 당시 결정의 불가항력을 주장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시위 인파에 직접 해산 결정을 알렸던 심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엄청난 역사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20대 초반의 우리는 너무 어렸고, 상황을 너무 몰랐다”고 논평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 한 방송에서 계엄군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서 쓴 진술서에 대해 언급하다 심 의원과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 서울역 회군에 대한 기억도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유 이사장은 당시 철수에 반대하며 버스에 올라가 연설까지 했다고 주장했지만, 심 의원은 “당시 마이크를 쥔 사람은 나 뿐”이라며 유 이사장이 거짓주장을 하며 일방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미화했다고 반박했다.
고려대 학생회장이었던 민주당 신계륜 전 의원 역시 격론이 벌어졌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시위가 정점에 달하다 갑자기 해산결정 소식이 들렸다”며 해산 결정이 석연치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