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만들까? 해답은 ‘초임계유체공정’이라는 물질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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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계상태에서는 용질분자 주위에 용매분자가 분자회합하는 방식으로 용질을 녹인다. 이 상태에서는 계면장력이 사라져 용매분자가 유령처럼 빠르게 이동하면서 다른 물질들을 녹여낼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를 처음 상업화했던 1900년대 초반 독일의 커피상인 루드비히 로젤리우스는 벤젠을 이용해 디카페인 커피를 만들었다. 하지만 1급 발암물질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안전성, 저독소성, 가연성, 저가격의 특성을 두루 갖춘 이산화탄소가 대부분 제조공정에 활용된다.
그렇다면 디카페인 커피에는 카페인이 ‘0’일까. 각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제기준은 97퍼센트 수준의 카페인이 원두에서 제거하는 것을 권고한다. 초임계유체공정은 커피뿐만 아니라 참기름 제작, 식품 보관성 향상, 약물 나노입자 제조 등 다양한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 유통기간을 늘리거나 살균처리, 기능성 물질 함량을 높여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이윤우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초임계유체공정은 반응공학, 분리공정에 기반한 새로운 물질 상태로 물질의 본질이나 구조 변형 없이 상태만 변화시킨다는 특성이 있다”며 “최근에는 조선왕조실록 복원부터 참기름 제조, 드라이크리닝, 와인 코르크 마개 제작에 활용해 물질 부패를 늦추고, 필요한 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