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폭탄·총격 테러가 벌어진 이집트 알 라우다 사원에서 사람들이 피해자를 수습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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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집트 시나이반도 이슬람사원에서 벌어진 ‘최악’의 폭탄·총격 테러로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305명이 숨지고 12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와 CNBC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집트 검찰은 지난 24일 시나이반도 북부 알라우다 모스크에서 벌어진 테러의 사망자가 305명으로 늘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까지 집계된 235명에서 하루 새 70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검찰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용, 이슬람국가(IS)의 검은 깃발을 들고 있는 무장조직 25~30 명이 20여분 동안 모스크 내 무방비 상태의 기도자들을 향해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위장된 검은색 제복과 복면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5대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 나눠 타고 모스크에 도착했다. 이후 모스크 12개 문에 자리를 잡은 뒤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무차별 학살을 벌였다. 범인들은 폭발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을 향해 총을 난사했으며 부상자를 돕기 위해 온 구급차에도 사격을 가했다.
검찰은 이집트군이 테러범들이 타고 있던 차량을 폭격했으며 범인들을 모두 궤멸시켰다고 전했다. 또 IS의 검은 깃발을 들고 있었다는 증언에 따라 이번 테러의 배후에 IS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외신들도 시나이반도 북부가 IS의 주요 활동 지역 중 하나인 만큼 IS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시나이반도에선 지난 2013년부터 IS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세력이 경찰과 군인, 소수 종파를 겨냥해 수차례 테러를 감행해 왔다. 다만 민간인을 직접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긴급 안보 내각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는 사흘 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보안 경보 쳬계를 강화했다. 또 대국민 연설을 통해 강력한 보복을 다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죄 많은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테러리즘에 맞선 우리의 힘과 단결력을 키울 뿐”이라며 “테러리즘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단호한 답을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이날 “주 이집트 대사관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들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