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LCC 양극화 극명..제주·진에어 '고공', 티웨이·이스타 '저공'

제주항공,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어닝서프라이즈'
진에어 연내 상장 추진…2018년 1조 매출 목표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자본잠식률 100% 넘어
  • 등록 2017-05-01 오전 6:00:00

    수정 2017-05-01 오전 11:31:54

국내 LCC 6개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생긴지 10년이 넘으면서 항공시장에도 양극화가 극명해졌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상장사로 몸집을 키우는가 하면 이스타·티웨이항공은 자본잠식 우려가 커지며 경영에 빨간불이 커졌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1분기 제주항공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8.7%늘어난 2402억원을,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74.4% 증가한 272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2014년 3분기부터 11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170억원으로 전년보다 41.7%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1.3%를 기록했다.

대한항공(003490)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올해 내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5일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실사 및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세부 일정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7197억원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해 국내 LCC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76%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93억원으로 73% 늘었다. 2010년 첫 흑자 달성 후 7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매출 8800억원을, 2018년에는 1조원을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반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은 각각 106%, 157%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5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자본잠식률 50% 이상인 상태가 3년 이상 계속되거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리는 재무평가제를 시행한다. 개선 명령을 받은 후에도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3년 동안 계속되면 사업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항공시장 호조로 올해는 자본잠식을 벗어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0% 늘어난 100억원을, 매출은 130% 증가한 12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동남아 등 노선 다변화를 추진한데다 비용절감의 노력으로 올해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올해 안에 증자 등을 통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0%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정기편 이외에 치앙마이, 구마모토 등 부정기편의 효율적인 기재 운영과 비용 관리를 통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했다”며 “올 1분기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 더욱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은 특성상 항공기 도입과 정비시스템 구축 등 투자비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흑자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10년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는 다르다. LCC는 운임이 낮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70~80%의 탑승률을 유지해야 하는데 항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항공사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기업이나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자회사이고 제주항공은 재계순위 50위권의 애경그룹 계열사다. 에어부산은 역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투자한 계열사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LCC는 사실상 대기업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잇는 셈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LCC가 등장하면 항공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기존 LCC는 국내 여행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기댈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도약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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