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뉴욕발 버블논쟁

  • 등록 2013-11-20 오전 8:18:13

    수정 2013-11-20 오전 8:25: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뉴욕 증시에서 주식시장 거품 논쟁이 불거졌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차기의장 지명자 효과로 다우지수가 1만6000선을 돌파했으나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이 폭락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현재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옐런 차기 의장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열린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주식시장이 아주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통적인 주식가치 평가에 기초해서 볼 때 주식시장은 버블에 가까운 영역까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뉴욕증시는 확신에 찬 옐런의 발언에 힘입어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억만장자 투자자인 아이칸의 폭락 우려 발언이 나오면서 옐런 효과가 희석됐다. 아이칸은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글로벌 투자 전망회’에 참석해 “최근 증시를 매우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며 “앞으로 쉽게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실질적인 경영성과가 좋아서라기보다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칸의 발언에 놀란 투자자들은 주식 비중을 줄였고 뉴욕 증시는 이틀 연속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 하락에 아이칸의 조언을 따른 것에 만족했던 투자자들은 다시 갈등이 생겨났다.

버핏 회장이 “주식시장은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a zone of reasonableness)에 있다”고 밝힌 탓이다.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물이 잇달아 시장에 대한 정반대의 견해를 밝히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하지만 본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오히려 답은 명확할 수있다. 버블 논쟁이 벌어진 이유는 최근 주식시장이 유동성의 힘을 빌어 상승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는 단순히 유동성뿐만 아니라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고 반대편에선 사상 최고가를 설명할 정도로 경기 수준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문제를 단순하게 바꿀 수 있다. ‘현재 경기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가’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있다면 투자 여부도 결정할 수 있다. 국내 주식투자자도 같은 이유로 고민을 많이 한다. 200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는 코스피를 바라보면서 불안해 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지수를 볼 것이 아니고 국내 경기 상황을 보면 된다. 지금보다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 같으면 ‘고(GO)’를 외치면 되고 앞으로 실적이 나빠질 것 같으면 ‘스톱(STOP)’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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