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재화의 공급과 수요를 자율적인 수준에서 민간에 맡기는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면 국가의 경제 간섭은 줄어든다. 국가 경제가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우면 응급처치에 나서지만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그때마다 대책을 내놓지는 않는다. 근본적인 경제운영방향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제지표가 부진하다고 해서 바로 경기부양책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매우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현재의 부진한 기조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예상하며 매매를 할 뿐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6월 신규고용창출 규모가 3개월 연속 10만 건을 밑돌은 수치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크게 높였다. 미국 경제는 침체 중이지만, 아직 경기부양책을 논의할 단계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 환(NDF)은 1146.37원으로 전날보다 8.87원이 상승했다(원화가치 하락).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상승할 전망이다. 최근 환율 하락분을 일시에 되돌리는 움직임에 개장과 함께 큰 폭으로 상승(갭업)할 수 있지만, 1140원대에서는 수출업체의 원화수요인 달러 매도(네고물량)가 나올 수 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떨어뜨리고 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이후 달러-원 환율이 1130~1150원대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예상이 퍼지고 있다.
뉴욕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24.20포인트(0.96%) 하락한 1만2772.47로 장을 마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글로벌 경제는 3개월 전 예상(3.5%)보다 둔화할 수 있다며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암시했다. 하향 조정될 전망치조차도 올바른 정책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리라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오전 6시에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는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으며 4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5월 소비자신용과 중국의 6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이재헌 기자 hone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