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대기업 상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본지가 LG·SK·롯데·포스코·GS·한진·한화·두산·금호아시아나 등 설문에 응답한 9개 그룹 주력 계열사의 작년 대졸 신입사원 3998명의 인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연세·고려대 출신 25.9%
서울대 출신은 333명, 연세대 344명, 고려대 361명으로, 이들 3개 대학 졸업생은 전체의 25.9%(1038명)를 차지했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전체 졸업생(27만546명) 가운데 이들 대학 졸업생(1만2542명)의 비율은 4.6%였다. 조사 대상 대기업 신입사원 중 지방대 출신은 23.1%였다. 서울·연세·고려대를 제외한 기타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은 43.5%에 달했고, 외국 대학 출신은 7.5%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2.9%로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여대생의 비율이 49.1%였고, 이들 여대생의 정규직 취업률은 66.6%였음을 감안하면 여성의 대기업 신입사원 규모는 아주 작은 셈이다.
대기업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출신대를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출신대를 고려 않고 채용을 진행해도 뽑아놓고 보면 유명대 출신이 많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적은 것에 대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신입사원으로 뽑아서 교육을 시킨 후 한창 일할 때가 되면 결혼·출산 등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출장과 야근이 잦은 제조업 현장 근무에 여성 지원자가 적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채용 규모가 큰 제조업종에서 많이 필요로 하는 이공계 전공자가 여성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고, 여성을 선호하는 비제조업종의 경우 대체로 채용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게 여성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 출신이 많은 것과 관련, 이번 조사에 업종의 특성에 따라 이공계열을 75% 이상 뽑은 곳이 3곳 포함되기는 했지만, 기업에서 이공계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태 대표는 “IT(정보·통신) 업종 등 대규모 채용을 하는 제조업체에서 이공계 출신을 많이 뽑는다”며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공계 위기’라고 하지만 대졸 구직자의 경우는 인문계 출신이 갈 곳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와 별도로 조선일보와 커리어가 68개 대기업을 상대로 공동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채용 전형에서 면접의 비중(40.9%)이 가장 높았으며, 면접 때 가장 중요시하는 평가 항목은 ‘인성’(39.7%)이었다. 이어서 회사 적합도, 직무 관련 지식, 역량, 도전정신 등 순서였다. 외국어 성적이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0% 미만이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최근 신입 구직자들은 10년 전 구직자에 비해 외국어·컴퓨터 능력과 취업의지는 좋지만 기본 인성, 실무능력, 전공실력은 예전만 못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