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저출생 대책 발표 소식이 전해진 후 태아 및 산모 전문 의료기기 업체인 비스토스(419540)가 시간외 단일가 거래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실제 관련 대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장 종료 후 비스토스는 시간외 단일가 거래에서 한때 종가보다 10% 오른 2640원을 기록했다. 오후 4~6시는 시간외 단일가 매매 시간으로 당일 종가(2400원)에서 ±10% 이내 가격으로 주식이 거래될 수 있다.
저출생·난임 키워드에 매번 ‘출렁’
이날 장 종료 후 정부의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이 발표되면서 저출생 테마로 묶여 비스토스도 함께 주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스토스는 산부인과나 난임 관련 정책 뉴스가 나오면 주가가 움직이는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비스토스의 경우 국내 매출이 전체의 6%(1분기 기준) 수준으로 작고, 난임 시술보다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과 관련된 의료기기를 개발하므로 당장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스토스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요 제품 세 가지는 △태아심음측정기·초음파도플러진단장치 △분만감시장치 △환자감시장치다. 모두 병원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이중 태아심음측정기와 분만감시장치 두 제품이 산모 및 태아와 유관하다. 태아심음측정기는 임신 초기부터 태아의 심장소리를 통해 건강을 측정하는 기기로, 국내 제조사 중 이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비스토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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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역시 최근에는 태아 및 산모 전문 의료기기 외 다른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다. 체온계나 환자감시장치 등의 의료기기,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및 치매 치료 등 뇌 관련 의료기기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업계획은 수출 확대 전략에 집중돼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기대되는 ADHD 치료기기 ‘BT-1000’도 아직 국내 인허가 및 출시 계획은 없는 상태다.
美판매망 적극 활용, 성공가능성은?
기존에는 태아 및 신생아 제품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지만 BT-1000 판매가 개시되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BT-1000과 유사한 ADHD 치료제가 이미 미국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점을 들어 FDA 허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FDA는 지난 2019년 미국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의 ‘모나크 eTNS’을 ADHD 전자약으로는 최초로 판매 승인한 바 있다. 올 초에는 7~12세 소아 ADHD 치료에 2세대 모나크 eTNS 사용이 추가로 승인됐다.
다만 모나크 eTNS의 미국 매출 자체가 아직도 크지 않다는 점은 우려요소다. 당초 기존 약물 대비 부작용이 식용증가, 피부자극 수준으로 경미한 편이어서 대체재를 찾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디지털치료제 섹터의 부진과 함께 모나크 eTNS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스토스의 지난해 수출액 약 198억원 중 50%가 미국에서 나오는데, 비스토스는 회사가 유축기 등의 판매에 사용하고 있는 미국 판매망을 BT-1000 허가 승인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승인이 되면 이르면 일주일 내에도 판매를 개시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비스토스는 미국 의료기기 판매기업인 모티프 메디컬(motif MEDICAL)과의 독점계약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후정 비스토스 대표이사는 이데일리에 “BT-1000의 경우 모나크 eTNS보다 미세전류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최종 허가 시점은 6~7월 경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참석 중인 미국 플로리다 의료기기 전시회(FIME 2024)에서 BT-1000과 관련된 미팅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