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연락 두절"…하와이 산불 사망자, 80명서 더 늘수도

당국 수색 계속…강한 바람·건조한 기후에 큰 피해
이재면 1만명 이상 발생 복구 비용만 7조원 추산
"야외 비상 경보 안 울려" 부실 대응 의혹도 수사
  • 등록 2023-08-13 오전 10:34:40

    수정 2023-08-13 오후 7:12:1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80명까지 증가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지역 복구에 드는 비용은 약 7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11일(현지시간) 하와이 서부 마우이 라하이나에서 발생한 산불 여파로 잿더미가 된 집터.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와이 당국은 이날까지 사망자가 최소 8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아직도 연락이 두절된 사람이 수백명에 달해 사망자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조사 내용에 따르면 화재 피해 지역은 8.78㎢에 달한다. 이번 화재로 총 1000채 이상의 건물이 소실됐다.

당국은 산불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수년이 걸릴 것이며, 복구에 드는 비용만 55억달러(약 7조3260억원)로 추산했다. 하와이의 강한 바람과 건조한 기후, 복잡한 지형이 화재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로 이재민 1만명 이상이 발생했고 주택과 상업 건물 1만2400채 이상이 정전됐다. 하와이 당국은 지난 11일 주민들이 마우이섬 서부 일부 지역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했지만 화재 잔해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화재는 1961년 쓰나미(지진해일) 사태 당시의 사망자 61명을 넘어서는 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재해다. 또 2018년 11월 85명의 목숨을 앗아간 캘리포니아주 화재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화재로 기록될 전망이다.

산불 발생 당시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하와이 수사 당국은 부실 대응 의혹에서도 조사 중이다. 마우이 섬은 80개의 야외 사이렌을 통해 쓰나미와 자연 재해 등을 경고해왔다. 하지만 이번 화재 당시에는 제때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데다 전력·통신까지 끊겨 주민들은 휴대전화를 통한 비상 경보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드 벤투라 마우이 카운티 소방서장은 “화재가 너무 빠른 속도로 번져 당국의 사전 통보 없이 많은 사람들이 즉시 집을 떠나 대피했다”며 “비상 관리 공무원이 적시에 대피 알림을 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실은 비상 경보 시스템과 관련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상비 정책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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