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무역협회) |
|
올해로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이합니다. 양국 수교 30년은 세계화의 역사와 발자취를 같이합니다.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베트남과 양자 및 다자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경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초기 우리 기업들은 봉제와 신발 등을 중심으로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각종 인허가와 노무 관리 등 산적한 문제를 한국인 특유의 담대한 도전 정신으로 극복하며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선봉장 역할을 했습니다.
수교 이후 양국 간 교역은 상호 호혜적으로 성장해 세계화의 혜택을 극대화하는 성공 모델이 됐습니다. 1991년 수교 당시 5억달러에 불과하던 교역은 지난해 807억 달러를 넘어 160배 증가했으며 베트남은 한국의 제3위 교역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한국은 전자, 철강 등으로 투자를 고도화했으며 100만명이 넘는 현지인을 고용하는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 됐습니다. 한국에는 21만명의 베트남인이 체류하고 있고 43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들이 매년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난 30년 세계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 양국은 많은 결실을 누렸지만 최근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기술과 공급망 갈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방식대로 ‘최적화된 글로벌 생산요소 결합’에 의존한 교역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분업과 무역이 새로운 질서 속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베트남은 불확실성을 타개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야 하는 한국에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 베트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베트남은 노동집약적 산업뿐만 아니라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 산업에서도 발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베트남의 발전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30년간 쌓은 신뢰와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30년은 무역과 투자를 더욱 확대할 뿐만 아니라 생산 네트워크 공유 및 기술 협력의 성과를 이루어 낼 것이라 믿습니다. 한층 확장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외연을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공동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