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는 32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총 154명의 응답자 중 11명(7.16%)으로부터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 11명 가운데 단 세 명을 제외한 8명이 호텔롯데의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중 크레딧 애널리스트(CA)는 호텔롯데를 선택한 다섯 명 전원이, 비 CA는 세 명이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고 봤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는 호텔롯데에게 악몽의 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8445억원으로 전년 7조4000억원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영업손실은 497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3183억원 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여전히 영업손실 1728억원으로 부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호텔롯데 사업 비중의 대부분(85%)을 차지하고 있는 면세사업 부문이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그나마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족이 늘어나면서 전체 사업 중 10%를 차지하고 있는 호텔 부문은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지만, 면세 사업 악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다.
다만 여전히 등급 하향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워스트레이팅 순위가 지난해보다 대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은 앞으로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시장 의견을 반영해주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호텔롯데에 대해서도 가장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사적 모임 인원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됐고, 특히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면세점 업계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주요 선진국의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방역 선진국간 트레블 버블(두 국가 이상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서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주는 제도) 논의 진행, 5월 말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내 백신 접종률, 백신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 등으로 인해 국내 여행과 면세업계에 대한 회복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류연주 한신평 연구원은 “국내외 여행 수요 회복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및 국가 간 이동 정상화 시기의 가변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올해 호텔 및 면세 수요는 지난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업계의 영업실적은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