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SK바이오팜에선 뇌전증 치료제 시장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회사 관계자는 “뇌전증 치료제는 성장세가 빠른 시장이 아니다. 뇌전증 환자들은 부작용, 약효가 떨어지는 등 문제를 겪지 않는 한 약을 잘 바꾸지 않는다”며 “출시 이후 10년간 2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때까지 선형으로 증가하는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빔팻’은 2008년 출시 후 9년 만인 2017년 10억달러(1조161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또 다른 뇌전증 치료제 ‘앱티옴’(Aptiom)과 ‘브리비액트’(Briviact)도 매출 2억달러(2323억원)를 넘어서는데 각각 4년, 5년이 소요됐다.
이는 현지에서 엑스코프리 약효를 인정한 결과라는 전언이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는 임상 2b상에서 100mg, 200mg, 400mg 복용환자(유지기간 12주)에게 각각 4%, 11%, 21% 발작완전소실(발작이 완전히 없어진 상태) 비율을 얻었다. 위약 투여군은 1%였다. 빔팻의 발작완전소실율이 2.4~4.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엑스코프리는 발작빈도(투약 18주)도 각 용량마다 35%, 55%, 55% 줄었다.
업계 안팎에선 빔팻의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엑스코프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역시 만성질환으로서 치료제를 계속 복용해야 하는 뇌전증 특성에 기인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뇌전증 시장은 1, 2, 3세대 약물이 복합적으로 병용 처방되는 특성이 있다”며 “고정된 보험비 정량에서 오리지널 빔팻에서 제네릭으로 처방 전환 시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신제품 처방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한다”고 했다. 현재 빔팻은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42%를 점유 중이며 연 매출이 15억달러(약 1조 7000억원)에 이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 영업, 마케팅을 확대하고 커넥티트 TV 광고를 통해 환자, 의료진별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미국 뇌전증 재단과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해 엑스코프리의 발작완전소실 효과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출시 초반이라 월 처방 증감폭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론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한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법인에 J&J, UCB, Lilly 등에서 20여년간 뇌전증 및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출시, 판매를 경험한 전문가들로 마케팅 조직을 꾸려 시장을 공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