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스타벅스 파트너(매장 직원)들이 ‘트럭 시위’에 나선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연이은 마케팅 열풍에 관련 업무 가중으로 과로를 호소하는 매장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주문 픽업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음료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날 하루 동안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모든 제조 음료 주문 시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를 진행했다.(사진=독자 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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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단체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6일부터 트럭에 요구사항을 담은 현수막을 붙이고 영상을 상영하며 거리를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트럭 1대로 3일 또는 2대로 2일 동안 진행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들이 거리로 처음 나서는 이유는 최근 계속되는 스타벅스의 굿즈(기획상품) 판매와 사은품 증정 등 마케팅 이벤트 행사로 인한 과로 때문이다. 매번 행사 때마다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리면서 업무량은 과중되지만, 별도의 인력 충원이나 업무 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실제 지난달 28일 스타벅스가 최근 진행했던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로 인해 증정용 다회용 컵을 받기 위한 소비자들의 주문이 폭증하면서 매장별로 음료 제조 및 수령까지 많게는 1시간 이상씩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이에 매장 직원들이 동 시간대 음료 주문 접수와 제조를 수십에서 수백 잔씩 처리해야 했지만 별도의 인력 보충은 없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이 “소모품으로 전락했다”면서 블라인드에 목소리를 냈고, 여기에 삼삼오오 모이며 단체행동에 나서기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노조 등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실제 트럭 시위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이 실제 거리에 나선다면 그동안 스타벅스 안팎에서 지적됐던 ‘파트너 처우 개선’, ‘과도한 마케팅 지양’ ‘임금 개선’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파트너들의 의견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되돌아보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