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 스티븐 호프만 역의 이재균(왼쪽), 요제프 마쉬칸 역의 남명렬(사진=나인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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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래식 선율에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연극이 4년 만에 무대에 돌아왔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3관에서 개막한 ‘올드 위키드 송’이다.
‘올드 위키드 송’은 199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초연한 미국 극작가 존 마란스의 작품이다. 살아온 배경도, 예술적 성향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음악으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퓰리처상 드라마부문 최종 후보를 비롯해 LA 드라마 로그 어워드, 뉴욕 드라마 리그 어워드, 오티스 건지 최고 연극상 수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해 이듬해 재연까지 했다. 초연 당시 공연포털사이트 스테이지톡이 선정한 ‘관객이 뽑은 최고의 초연 연극’에 뽑히기도 했다. 4년 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은 제작사 나인스토리, 파크컴퍼니가 공동제작한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인다.
작품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빈을 무대로 슬럼프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 호프만과 괴짜 교수 요제프 마쉬칸의 이야기를 그린다. 호프만은 쉴러 교수를 만나기 위해 빈에 왔지만, 그곳에는 쉴러 교수를 만나려면 3개월간 자신에게 성악을 배워야 한다는 호프만 교수가 기다리고 있다.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이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 속 상처를 알고 치유해가는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게 펼쳐진다.
|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 스티븐 호프만 역의 정휘(왼쪽), 요제프 마쉬칸 역의 남경읍(사진=나인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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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을 표방한 만큼 다채로운 클래식 음악 선율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극의 중요한 모티브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만든다. 차이콥스키, 리스트, 베토벤, 바흐, 슈트라우스 등 클래식 명곡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남경읍, 남명렬이 요제프 마쉬칸 역을, 배우 이재균, 정휘, 최우혁이 스티븐 호프만 역을 각각 맡았다. 남명렬은 “‘올드 위키드 송’은 서로 다른 트라우마와 슬럼프를 겪고 있는 늙은 교수와 젊은 피아니스트가 슈만의 음악으로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깨달으며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며 “전 세계가 어려움과 고난을 겪고 있는 지금, 이번 공연으로 무대와 객석도 서로를 함께 위로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으로 주목받은 우진하 연출을 비롯해 연극 ‘아트’, 뮤지컬 ‘스모크’의 이은석 무대 디자이너,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김재원 조명 디자이너 등 실력파 창작진이 의기투합했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전문 음악코치로 활동하며 수년간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가르쳐온 김연정이 독일어 코치 및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공연은 내년 2월 1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