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에서 시가총액의 90%에 이르는 조정이 이뤄지는 대규모 시장 추락이 나타난 뒤 살아남는 암호화폐들만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영국의 한 정보기술(IT)분야 전문 투자은행(IB)이 예상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IT전문 투자은행인 GP 불하운드는 이날 공개한 ‘토큰의 광란: 블록체인의 연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암호화폐시장이 90%에 이르는 조정을 경험하면서 매우 소수의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코인이나 토큰 발행기업이 사라지면서 이들이 발행한 암호화폐도 사라질 것을 예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세바스찬 말코스키 GP 불하운드 이사는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더 뛰고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더 진입해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지만 올 하반기로 가면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앞다퉈 매도하려는 패닉심리가 발생해 대규모 조정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현재 시장에서는 1000여개 이상의 암호화폐들이 난립하고 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코인(XRP)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암호화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는 비트코인이 결국 제로(0) 수준까지 붕괴하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었고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도 “암호화폐 투자는 결국 나쁜 결말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점친 바 있다.
GP 불하운드에 따르면 지난해 ICO를 통해 조달된 자금규모는 40억달러를 넘어 스타트업들의 주요한 자금 조달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CO에 스캠(사기행위) 등이 개입되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잃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