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방길에는 경제인이 대거 동행한다. 다만 현지사업 중심의 ‘실무형’ 사절단을 구성한다는 방침에 따라 주요 그룹의 총수가 대거 참석하는 대신 대기업 부회장·사장급 전문경영인(CEO)이 상당수 합류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베트남·UAE 순방 일정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명단의 윤곽이 잡혔다. 경제사절단 구성을 맡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는 참가 희망기업을 대상으로 심사위원회를 개최, 1차 명단을 추린 뒤 현지사업 연관성과 업종별 배분 등을 감안해 청와대 협의를 거쳐 최종 참가 기업인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그룹 총수급으로 LS그룹의 구자열 회장,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동행한다. 또 4대 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 현대차 정진행 사장, SK 박영춘 부사장, LG전자 이우종 사장 등 CEO들의 참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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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GS건설의 허명수 부회장, 두산중공업의 박지원 회장, 한화의 김연철 대표도 베트남 순방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6위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대신 계열사 사장이 순방길에 오른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지 사업 중심의 실무형사절단을 꾸리고 있는 만큼 포스코 역시 계열사 사장이 동행한다”고 밝혔다. 연임 성공은 물론 해외 사업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포스코대우 김영상 사장과 최두환 포스코ICT 사장의 동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스코대우는 베트남 전체 교역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베트남무역법인은 2017년 기준 총 거래규모 15억불을 기록, 2016년 대비 1.5배 신장했다.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효성은 조현준 회장 혹은 조현성 사장이 방문할 것이란 예측이다.
경제단체 5개 중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만 불참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순방에 동행한다. 이들은 현지 한국 기업인, 정부 인사와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은 명단에서 빠졌다. 허 회장은 새 정부 들어 전경련 회장으로서 대통령 해외 순방에 참여한 적이 없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이어져 온 ‘전경련 패싱(무시)’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순방 단체 가운데 전경련은 의도적으로 배제한 게 아니다. 대한상의를 통해 모집했는데 전경련은 아예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의 ‘투자보따리’ 관행은 사라질 전망이다. 해외 경제사절단 구성 때마다 ‘짜깁기’ ‘보여주기식’ 순방 투자성과 발표가 사실상 문재인정부에서는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해외순방시 별도의 투자성과 발표할 계획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