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씨는 “연말이 지나면 다시 오를까 기대했는데 시세는 제자리걸음 중이다”면서도 “손절매할까도 생각했지만 손해를 보고 빠져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을 가상화폐에 쏟아 부은 2030세대들이 정부 규제에 청와대 청원 등으로 집단 대응하는 한편 우회로를 찾아 가상화폐 투자에 계속 진입하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20~30대가 전체 투자자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상화폐 앱 사용자 200만…70%가 2030세대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이 전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약 2만 3000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가상화폐 앱 순사용자(추정치)는 조사 1주차(10월 30일~11월 5일) 14만명에서 이달 14일 현재 196만명으로 11주 만에 14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두 달 새 20~30대 투자자 비율이 더 늘었다”며 “지금은 투자자 10명 중 7명은 2030세대”라고 말했다.
끝 모르고 치솟던 가상화폐 시장이 내림세로 돌아섰을 때만 해도 투자자들은 느긋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안’을 꺼내는 등 규제강화에 나서면서 시세가 급락하자 투자자들도 ‘오를 때까지 팔지 않겠다’며 버티는 모습이다.
직장인 정모(29)씨는 “가격이 20~30% 떨어졌다가도 이후 40~50%까지 반등한 기억이 있다”며 “결국에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팔지 않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집단 대응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가상화폐 규제반대> 정부는 국민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 청원은 21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30일 안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가상화폐 투자 방법인 ICO(Initial Coin Offering·가상화폐공개) 구매가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ICO는 거래소 상장 전 가상화폐를 회사로부터 싼값에 미리 사들여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IPO(기업공개)와 유사하지만 상장 조건이 없는데다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살 수 있다.
대학원생 김모(30)씨는 “ICO 구매는 투자 기간이 길고 방법이 다소 복잡하지만 거래소 상장 전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규제도 결국 한두 달 뒤면 잠잠해질 것인 만큼 지금이 (가상화폐를 살)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금융IT학과 교수는 “정부의 가상 화폐 규제가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결국 가상화폐 시장에 계속 진입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는 정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