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양극화]①서울 강남권 재건축 '과열'.. 지방은 공급과잉 '냉랭'

5월 서울 주택 매맷값 0.16%↑.. 장기평균(0.04%) 상회
文정부 출범 불확실성 해소.. 재건축 아파트값 강세
대구·울산·충남, 공급과잉 우려 하락 지속.. 제주, 하락 반전
  • 등록 2017-06-03 오전 8:30:00

    수정 2017-06-03 오전 8:30:00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조기 대선을 치르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5월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이 뚜렷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서울·수도권의 집값은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실수요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은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공급 과잉과 지역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충청·영남권을 중심으로 약세가 지속됐다.

3일 KB국민은행의 5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0.10%)은 전월(0.06%)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5개 광역시(0.02%)는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소폭 상승했다. 기타지방(-0.04%)은 전월에 이어 약세를 보이며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강세.. 경기권 GTX 등 교통호재 기대

5월 서울지역 주택 매맷값은 0.16% 상승했다.이는 5월의 장기평균(1986년부터 2017년까지 31년 동안의 해당 월의 평균증감률)인 0.04% 상승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서울의 주택유형별 상승률은 아파트(0.22%)가 단독주택(0.07%), 연립주택(0.08%)보다 강세를 보였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강남구(0.30%)가 한전부지 개발, 수서고속철도(SRT) 개통 영향 및 사업진행 속도가 빠른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강동구(0.29%)도 재건축 단지의 대규모 이주에 따라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투자수요가 유입되며 강세를 나타냈다.

5월 KB주택가격 동향
인천(0.08%)은 부평구(0.18%)에서 서울로의 출퇴근수요가 유입되고 재개발 추진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며 상승했다. 연수구(0.14%)는 GCF 사무국, 포스코건설 등의 이전 확정 및 롯데·이랜드 복합쇼핑몰 건설공사 등 각종 개발호재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경기(0.05%)는 성남 분당구(0.18%)에서 GTX 성남역 3월말 착공,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및 삼성물산 판교이전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안산 상록구(-0.15%)는 신안산선 착공 예정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물량이 과잉 공급되며 하락세를 보였다.

대구·울산, 하락세 지속.. 제주, 상승 피로감 하락반전

지방의 주택 매맷값을 살펴보면 부산(0.12%)은 남구(0.22%)에서 문현3구역 및 북항 재개발사업 진행과 감만동, 우암동 일대 뉴스테이 사업 승인으로 상승했다. 동래구(0.20%)도 개발지역이 포진돼 있고 다른 지역대비 저렴한 매매가격 영향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5월 KB주택가격 동향
반면 대구(-0.06%)는 수성구(-0.13%)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대구에 예정된 2만2000여 가구의 입주물량 영향으로 가격하락 우려감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달성군(-0.11%)도 부동산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규 입주물량의 증가로 매물이 적체되며 하락세 이어갔다..

울산(-0.05%)도 조선업계 불황으로 관련 근로자 수요는 꾸준히 감소한 반면 지역 내 입주물량은 증가하며 13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했다. 경북(-0.11%)은 포항 북구(-0.14%)에서 1만여 가구의 분양물량 영향으로 미분양 가구가 증가하고 가격하락 우려감이 심화되고 있다. 구미(-0.11%)도 지역 내 산업기반 시설이 감소하는 가운데 과잉 공급된 입주물량으로 매물이 적체되며 가격이 하락했다.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과열을 보였던 제주 서귀포(-0.08%)는 장기간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그동안 가격 상승 피로감과 신규 공급 물량의 과잉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월 대비 하락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부양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시장 안정성을 위한 규제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변수에 민감한 부동산 시장에서 현재 과열양상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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