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집트의 소년 왕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황금마스크가 발견됐다. 미라의 얼굴을 덮고 있던 마스크는 무려 11㎏의 금과 각종 보석으로 꾸며져 있었다. 기원전 1330년경 만들어졌지만 재료값도 상상을 초월할 뿐 아니라 세공 역시 대단히 정교했다. 이 같은 미술품이 어떻게 탄생했을까.
책은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 법은 물론 미술에 담긴 역사·정치·경제·예술의 흐름을 다룬다. 미술사학계의 권위자인 저자가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1권)과 ‘그리스·로마 문명과 미술’(2권)을 1100여쪽에 걸쳐 인류의 도전과 좌절, 경쟁이야기에 담아 풀어냈다.
무엇보다 저자는 미술이 4만년 전부터 인류가 숱한 라이벌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했던 핵심기술이었다는 점을 짚는다. 메소포타미아 군주들이 권력을 선전하기 위해 성벽에 미술을 활용한 점이 이 논리를 뒷받침한다. 그리스로 넘어오면 비로소 인간이 세상의 중심에 선다. 밀로의 비너스, 쿠로스와 코레 조각이 이를 증명한다.
저자는 미술이 과거를 보여주는 창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통찰이라고 단언한다. ‘위대한 국가는 자서전을 세 권으로 나눠 쓴다. 한 권은 행동, 한 권은 글, 나머지 한 권은 미술.’ 100년도 훨씬 전에 살던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을 인용해 여전히 유효한 미술의 안목을 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