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동원, '하얀' 연어, '빨간' 연어 논쟁..핵심은 '참치'

  • 등록 2014-02-12 오전 8:27:50

    수정 2014-02-12 오전 10:21:3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CJ제일제당(097950)동원F&B(049770)가 연어의 색깔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캔에 들어 있는 연어의 색깔이 하얀 게 좋은지 빨간 게 좋은지가 이번 공방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번 논쟁의 속내에는 연어가 아닌 참치가 핵심이라 이들의 공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은 연어캔 ‘알래스카 연어’에 색소를 넣지 않아 연어살이 하얗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보통 연어살은 붉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연어는 익히면 하얗게 된다는 것이 CJ측의 설명이다.

동원연어 오리지날 제품. 연어살색이 붉다.
연어캔 시장의 또 다른 경쟁자인 동원F&B는 CJ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동원F&B 관계자는 “모든 연어가 익혔을 때 하얗게 되는 것이 아니고 고급어종은 익혀도 붉은 색인 것도 있다”며 “동원 연어캔에 들어가는 코호연어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익혔을 때 붉은 연어가 더 고급어종이고 맛있다는 것이 동원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제 막 시작된 연어 시장 공략이 목적이 아니다. 4000억원 규모의 참치캔 시장을 놓고 암투를 벌이고 있는 것.

CJ의 ‘알래스카 연어’는 캔을 열어 보면 내용물이 참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 색깔이 참치처럼 하얗기 때문이다. 맛도 연
CJ 알래스카 연어캔의 연어는 하얗다.
어향이 약간 느껴질 뿐 참치와 흡사하다. 활용법도 연어라고 해서 특별할 것 없다. 참치캔처럼 김치찌개, 샐러드, 볶음밥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사실 CJ 숨은 속내는 참치캔시장이다. 그동안 참치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동원의 벽에 막혀 번번이 실패해 온 CJ가 이번엔 연어캔으로 참치캔 잡겠다는 의도다.

참치캔은 캔햄, 식용유와 함께 선물세트 3대 품목으로 꼽힐 정도로 선물세트 수요가 많고, 꾸준한 시장을 유지하고 있어 CJ 입장에서는 놓치기 아까운 시장이다.

CJ 측은 “미국에서는 이미 연어캔이 참치캔 시장의 30% 수준으로 성장하며 참치캔 시장을 잡아먹고 있다”며 “국내 캔 시장도 이같은 흐름으로 변할 것”이라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반면 이미 국내 참치캔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동원의 입장은 다르다. 연어캔이 참치캔 시장을 침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연어는 참치와 달리 익혀도 빨간 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동원 관계자는 “참치캔과 연어캔은 엄연히 특성이 다른 제품이기 때문에 명확한 차별점을 두고 있다”며 “시장도 참치가 보편적인 제품이라면 연어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구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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