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 AI 발생..백신·수산주 급등

과거 AI 발생 당시 관련 업체 매출 증가 폭 크지 않아
실적 개선을 수반하지 않는 테마..투자 주의 당부
  • 등록 2014-01-18 오후 1:21:21

    수정 2014-01-18 오후 1:21:21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전북 고창 종오리(씨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했다는 소식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동물 백신 관련주와 수산주가 급등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앞선 사례를 통해 가축 전염병이 발생한다고 해도 관련업체 실적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투자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파루 이-글 벳 제일바이오 대한뉴팜 등 동물 백신업체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백신을 비롯해 동물 약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오리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줄고 수산물이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는 동원수산 신라에스지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전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의심 신고가 들어온 전북 고창 종오리농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하게 조사한 결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인 H5N8형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것은 2011년 5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발병한 고병원성 AI는 모두 H5N1형이었으나 이번에 발병한 AI는 H5N8형이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H5N8형은 2010년 중국 장쑤성에서 발병한 적이 있으며 H5N1형과 혈청형이 다르지만 증상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AI가 발생한 농장이 종오리를 키워 전국 오리 농장으로 분양을 하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리 병아리가 분양된 농장은 총 24개로 충북 16곳, 전북 3곳, 충남 3곳, 경기 2곳이다.

제일바이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동물약품 수요 규모는 5974억원으로 전년도 5953억원보다 0.4% 증가했다. 국내 동물약품시장 전체 규모는 정체기로 경기 순환주기로 볼 때 완전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있다. 과거 구제역과 AI 등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전년 대비 동물 약품 시장의 성장 폭은 유사했다. 국내 동물약품 업체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로 진출했다.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를 해외 시장 판매를 통해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국민적인 관심사가 발생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수혜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라며 “하지만 과거 여러 차례 구제역과 AI가 발생했던 해에도 관련업체 실적 변화 폭은 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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