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랑의 다문화 학교’가 겨울방학을 맞아 개최한 캠프에 참가한 이들은 카이스트 대학생 멘토들과 함께 각종 기계 부품을 손에 들고 능숙하게 로봇을 조립해 나갔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LG그룹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 교육지원사업이 시나브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LG그룹이 다문화 가정 청소년에 대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10대그룹 가운데 다문화 청소년 교육사업은 LG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LG그룹이 다문화 가정 청소년 지원사업을 추진하자 처음에는 사내에서조차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많이 하는데 LG가 한다고 뭐가 달라질 게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G는 다문화 지원사업을 기존의 다문화 사업들과는 처음부터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출발했다.
그때까지 대부분의 다문화 가족 지원사업은 다문화 가정을 ‘한국인으로 하루 빨리 동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LG의 다문화 캠페인은 다문화 가정이 우리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시작했다. 나아가 다르다는 것을 오히려 글로벌 시대에 맞는 ‘다양성’의 가치로 극대화하는데 초첨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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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G그룹의 다문화 지원사업의 핵심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LG 사랑의 다문화 학교’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은 주로 결혼 이주여성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 자녀양육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LG는 상대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적은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교육에 중심축을 두고 있다.
멘토 제도는 청소년들이 보다 친근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했다. 특히 멘토들은 다문화 학생들의 학업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 진로 선택, 공부방법, 고민거리 등 여러 부분에서 조언해 주고 있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교육 과정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 학교에 들어오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2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4대1에 달할 정도다.
LG는 LG홈페이지 온라인 모집공고를 비롯해 전국 약 3700개 초·중등학교와 100여 개 다문화지원센터, 법무부 출입국사무소 등에 모집공고를 배포해 서류지원을 받는다. 이후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캠프를 열고 최종 참여학생을 선발한다.
이 다문화가정학교는 2년 과정으로 이뤄져 있으며 한달에 2회 주말마다 수업을 실시한다. 현재 2기 60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화학 물리 등 생활과 관련있는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한 실험실습을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과학인재과정은 해외봉사활동, 국제대회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기회를 제공한다.
언어인재 과정은 매월 마지막 주, 전국 각지를 돌며 ▲1박2일 캠프 ▲연 1회 해당 언어권 국가로 9박 10일의 현지 연수 ▲주 1회 온라인 교육 등으로 짜여져 있다. 폭 넓고 깊이 있는 두가지 종류의 언어 구사력 향상을 목표로 교육하고 있다. 언어인재 과정은 해당 언어 현지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같이 탄탄한 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목고등학교에 합격하는 재학생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올해 과학인재과정 2기의 이병찬 군, 안은지 양이 각각 경북외고, 청주외고에 합격했다.
이소은 양은 청심국제고에 합격하는 등 중학교 3학년 학생 8명 가운데 3명이 특목고 진학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졸업한 1기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특목고 진학생은 모두 9명에 이른다.
LG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은 두 가지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더욱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인재”라며 “이들이 재능과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LG의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