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화장품 세 개 이상 바르면 역효과"

''시슬리'' 제품개발연구소장 로저 르노 박사
  • 등록 2009-08-12 오후 12:00:00

    수정 2009-08-12 오후 12:00:00

[조선일보 제공] "사람의 피부가 몇 살부터 늙기 시작하는 줄 아세요?"

지난 6월 10일 태국 치앙마이의 한 리조트에서 개최된 시슬리의 새 안티 에이징 나이트 스킨케어 제품 '수프리미아' 론칭 기자회견장. 시슬리 제품개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로저 르노(Renou·61) 박사가 질문을 던지자 인터뷰룸에 앉아 있던 기자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스무 살부터 아닌가요?" 한 기자의 답변에 르노 박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아니요. 태어난 그날부터입니다."

유전학을 전공하고 27년째 시슬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르노 박사는 시슬리 신제품 개발 싱크탱크의 사령탑이다. 다음 달 1일 출시되는 시슬리의 신제품 '수프리미아'는 유전학 및 시간생물학, 피부생리학의 최신 연구를 토대로 피부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을 겨냥한 제품. 최근 안티 에이징 화장품 개발의 가장 주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은 '유전학' 전문가인 그에게 피부 관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 로저 르노(Renou) 박사

―노화된 피부의 관리에는 왜 밤이 중요합니까?

"밤에는 햇빛이 없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노화되는 원인의 70%는 외부에서 옵니다. 그중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자외선입니다. 햇살이 내리쬐는 낮에는 피부의 모든 에너지가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소진됩니다. 밤이 되면 피부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휴식을 취하며 회복과 재생을 꾀할 수 있지요. 지친 피부를 밤에 관리하는 것은 '시간생물학'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것입니다."

―만일 밤에 노화 방지 화장품을 바른다면, 잠을 자야지만 효과가 극대화될까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자지 않고 있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햇빛이 없기 때문에 잠을 자지 않더라도 효과는 있습니다."

―화장품을 바르는 것 말고도 음식을 섭취해서 좋은 피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음식을 섭취해 피부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영양 섭취 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영양상태가 좋은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음식 섭취로는 피부가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피부에 좋습니다만 비타민은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소위 피부에 좋다는 건강보조 식품은 혈액·소변 검사를 하고 의사와 상담을 한 후 복용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외선을 피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피부과 시술은 어떤가요?

"좋지 않습니다. 피부에 인공 물질을 주입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에 맞게 자연스레 늙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을 받다가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시슬리 제품은 자연스럽게 늙어가도록 도와줍니다(웃음)."

―한국 여성들은 기초화장 단계에서 대개 스킨, 로션, 에센스, 영양크림 순으로 4가지 이상의 화장품을 바릅니다. 최근엔 이렇게 많은 단계의 화장품을 바르도록 하는 것이 화장품 회사의 상술이라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깜짝 놀라며) 그렇게 많이 바르면 일단 무거워서 피부가 견뎌낼 수 없습니다. 피부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오히려 역반응을 일으킵니다. 화장품 한두 가지로도 피부에는 충분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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