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이 선고되던 순간. 선거공판이 진행된 법정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희대의 사기꾼은 고개를 떨꾼 채 침묵을 지켰다. 사기꾼의 아내는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다"며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 징역 150년형 선고..여생을 감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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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금융사기로 체포된 메이도프는 아내와 700만달러짜리 맨해튼 초호화 아파트를 떠나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데니 친 판사는 앞서 지난 26일 메이도프에게 1700억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부동산과 투자자산은 물론 차량, 보트 등 전재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것을 명령했다.
메이도프의 변호사 아이라 소킨은 메이도프의 고령을 감안해 징역 12년형을 주장하며 선처를 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메이도프는 증권 사기, 우편물을 이용한 사기, 전자적 통신수단을 이용한 사기, 2건의 국제자금 세탁,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문서 위조로 각각 20년형씩을 받았다. 여기에 투자자문 사기, 허위 진술, 위증, 직원연금 횡령 등으로 5년형씩이 추가됐다. 이를 포함해 총 11개 혐의에 대해 150년형이 선고됐다.
◇ "어떠한 용서도 바라지 않는다" 메이도프 공판 내내 침묵
메이도프는 이날 맨해튼 연방법원 11층에서 열린 공판에서 "나는 형제와 두 아들, 아내를 속였다"며 "어떠한 용서도 바라지 않는다"고 죄를 인정했다.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선 메이도프는 판사가 150년형을 선고하는 순간을 포함해 내내 고개를 떨군 채 침묵을 지켰다.
◇ 판결문 낭독하자 환호성·박수..피해자들 분통 터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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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판에 참석, 증언에 나선 9명의 피해자들은 메이도프가 자신들을 속여 전재산을 사취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증언에 나선 피해자 중 한 명인 칼라 허쉬혼은 "그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사기 피해로 인해 인생이 지옥으로 변했다"고 호소했다.
미리엄 시그만은 "메이도프는 나를 죽여서 길가에 내다버린 격"이라며 "쓰레기통을 뒤지며 푸드 스템프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공판이 진행된 맨해튼 연방법원 앞에는 수 백명의 시민들과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 메이도프 아내 "하루도 마음 편한 날 없었다"
한편 이날 메이도프의 아내인 루스 메이도프는 처음으로 입을 열였다. 루스 메이도프는 "나의 침묵이 남편의 범죄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한 무심함으로 비춰질까봐 입을 연다"고 밝혔다.
그녀는 "내 남편이 거대한 사기극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았을 당시 나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며 "한 가지는 그를 믿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또 감정적으로 무너졌겠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50년 넘게 그와 함께 해온 내 인생이 끝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다"며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이 배신감과 혼란스러움을 느꼈고, 끔찍한 사기를 저지른 그는 내가 수 년간 알아온 남자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 남편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할 말이 없지만 내가 듣고, 읽은 이야기들로 인해 마음이 아프지 않았던 날이 단 하루도 없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 백악관 "범죄자-월가에 강력한 메시지"
한편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메이도프에 대한 선고가 잠재 사기 범죄자들과 금융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판사는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같은 메시지는 크고 분명하게 울려퍼질 것"이라고 말했다.